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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과학을읽다]플라스틱 벽돌로 빌딩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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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든 플라스틱 벽돌로 학교를 짓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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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버려진 플라스틱을 모아 벽돌을 만들고 그 벽돌로 학교도 짓고, 빌딩도 지어 올린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플라스틱 소재로 자동차도 만들고, 비행기도 만드는데 고작 벽돌 만든 것이 무슨 큰 일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수거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버려져 지구적 재앙이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쓰레기 플라스틱이 친환경적이면서 튼튼한 건축자재로 변신했다는 소식은 틀림없는 희소식입니다.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든 플라스틱 벽돌 중에는 인도의 사회적 기업 '큐브(Qube)'가 만든 '플라스틱큐브(the Plastiqube)'와 벤처기업 '미니위즈(Miniwiz)'가 만든 '폴리브릭(Polli-Brick)'이 많이 알려졌습니다.


큐브는 인도 자다푸르대 학생인 배너지가 2016년 수학여행중 벽돌공장을 견학하다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를 오염시키는 것을 보고 친환경 벽돌을 개발을 결심합니다.


이듬해 배너지는 같은 과 친구들과 사회적 기업 큐브를 만들어 버려진 물병과 일회용 용기 등을 수거·세척한 뒤 조각내 압착해 플라스틱 벽돌 '플라스틱큐브(the Plastiqube)'를 제작하기 시작합니다.


배너지는 벽돌 제조 과정에서 가마와 몰타르를 없애 에너지 사용을 70%까지 감소시키고 탄소 배출도 줄입니다. 플라스틱큐브 1개에는 1.6KG의 폐플라스틱이 들어 있습니다. 내화성과 내구성이 전통적인 점토 벽돌보다 나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벽돌시장의 돌품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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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브릭을 들고 자재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는 미니위즈 관계자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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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매일 2만5000톤, 연간 900만톤이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지는데, 이 양의 40% 정도는 고스란히 들과 강에 무단투기돼 수거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다푸르대가 큐브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포브스는 '아시아를 위한 30세 미만 사회기업가'의 하나로 큐브의 창업자들을 선정하는 등 플라스틱큐브 전파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벤처기업 미니위즈는 2010년 다면체로 각진 원통형 병 모양의 '폴리브릭(Polli-Brick)’을 기존 벽돌의 대체제로 사용해 빌딩을 지어 올렸습니다. 버려진 페트병과 플라스틱을 수거해 만든 플라스틱 벽돌로, 이미 고층건물에서도 건축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있는 것입니다.


폴리브릭은 건물의 실내외 인테리어나 외장재 등으로도 사용되는데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고정이 되고, 기존 건축자재에 비해 탄소배출이 적은 친환경 자재입니다.


오랜 내전으로 기존 건물들이 무너지면서 학교가 부족한 서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최대 도시인 아비장에는 플라스틱 벽돌로 만든 학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잘게 조각내 압축해 만든 벽돌로 학교와 시설물을 짓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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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타이완에 들어선 플라스틱 벽돌(폴리브릭) 빌딩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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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압착해 벽돌을 만드는 과정에서 접착제나 첨가제 등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제작기간과 비용도 적게 들어 경제적이라고 합니다. 이 벽돌은 건축 안전 테스트도 통과했는데 물과 불을 충분히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고 튼튼하며, 기존 교실보다 수명도 훨씬 오래간다고 합니다.


아비장에서만 매일 280톤이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되는데,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는 벽돌로 재탄생해 2년 뒤에는 빈곤층 학생 2만5000명이 배울 수 있는 교실 500동이 세워진다고 합니다.


이 벽돌은 아비장뿐 아니라 남미의 콜롬비아와 브라질, 아프리카의 다른 여러 나라들에도 보급돼 한창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이 벽돌을 사용해 4명이 12평(40㎡) 정도의 집 한 채를 짓는데는 5일이면 충분하고, 비용도 우리 돈으로 570만원 정도면 된다고 합니다. 플라스틱 벽돌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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