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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향한 금융위의 DLF '엄포'...3일만에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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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금융위의 신탁판매 금지에 집단 반발

금융위, 은행 반발에 신탁판매 금지 입장 포기

시민단체, 금융위 산업진흥과 감독기능 중복 문제

'금융기관의 영업을 고려해 정부정책을 펼칠 수는 없다. DLF 대책의 큰 틀에서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9일 DLF대책을 두고 반발하는 은행권을 대상으로 내놓은 발언이다. 하지만 은 위원장의 발언은 12일 금융위가 내놓은 최종 대책에서 은행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며 빛이 바랬다.

금융위는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대규모 DLF 원금손실 사태로 마련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의 최종안을 발표했다. 최종안은 지난 11월 14일 발표된 대책에 업계의견을 반영해 최종 확정됐다.

당초 금융위는 지난달 14일 발표한 방안에서 고난도,고위험 사모펀드와 신탁의 은행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은행에 대한 국내 인식이 원리금보장상품 중심의 취급기관인 만큼 원금손실률이 높은 상품의 은행 판매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신탁의 경우 도입 취지와 달리 은행이 규제를 피해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문제점이 크다고 봤다.

은행들은 금융위의 발표 이후 당국의 규제가 지나치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주가연계증권(ELS)을 신탁으로 판매하는 주가연계신탁(ELT)에 대해서만은 판매를 허용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이러한 의견을 금융위에 공식적으로 제출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은행들의 이러한 요구에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신탁상품이 다 죽는다고 금융당국을 협박해서는 안 된다', '은행이 잘못해서 시작된 일인데 갑자기 은행들이 DLF 피해자가 된 것 같다', '신탁 상품을 봐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등의 발언을 내놓으며 이러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DLF대책 최종안 발표 3일 전에는 '금융기관의 영업을 고려해 정부정책을 펼칠 수는 없다'며 이러한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은 위원장이 밝혀온 금융위의 방침은 12일 발표된 DLF대책 최종안에서 뒤집혔다. 은행들의 요구를 수용해 은행 신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모형 주가지수 연계 ELT의 판매를 허용한 것. 금융위는 최종 대책에서 '총량제한'을 조건으로 은행의 공모형이면서, 손실배수가 1 이하고, 기초자산이 5개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LT의 판매를 허용했다.

은행권은 금융위의 결정을 크게 환영했다. ELT 판매에 다양한 조건이 설정됐지만 현재 판매하고 있는 ELT의 대부분이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40조원 규모의 ELT 가운데 손실배수 및 기초자산, 공모형에 해당하는 ELT가 90%에 달할 것'이라며 'ELT영업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총량제한 조건 역시 은행의 ELT 영업에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이날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ELT판매가 고점에 진입해 있다'며 '소비자가 ELT에 가입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3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을 두고 금융위의 태생적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가 '금융산업 진흥'과 '금융감독'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현 감독체계 아래에서 근본적 대책이 나올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이 반복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으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공약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 이지우 간사는 '금융위가 금융산업 진흥과 금융감독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고 그 산하에서 금융감독원이 감독 기능을 수행하는 현 상황에서 소비자피해에 대한 근본 대책은 나올 수 없다'며 '별도의 금융소비자 보호 기구 설립을 통해 소비자보호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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