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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斥候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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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준결승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박정환 九단 / 黑 펑리야오 六단

조선일보

〈제4보〉(42~57)=바둑 게임에서 2선이 '패망선(敗亡線)'으로 불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종횡 19로에 걸친 대우주에서 2선은 발전 가능성이 없는 극지대 또는 변방에 해당한다. 게다가 터가 워낙 좁고 제한적이다 보니 옥토로 가꿀 여지가 없다. 2선까지 쫓겨오는 과정에 적(敵)의 중원 세력은 터질 듯 부풀게 마련이다. 고수들은 그래서 "2선으로 기어 넘어 살릴 바엔 차라리 버리는 게 낫다"고 가르친다.

백이 42로 맞끊은 장면. 그런데 이 수로는 참고 1도 1, 2를 먼저 교환하는 변화를 연구해 봄 직했다. 11까지가 예상되는데, 이 진행은 우변 백 4점을 버리는 대신 중앙 흑 3점도 떠있어 실전보다는 나았다. 43의 통렬한 한 방에 이어 47로 빵때림하는 사이 우변 백돌들은 패망선을 기어 근근이 넘어갔다.

46으로도 참고 2도의 변신을 생각할 수 있지만 흑이 선수를 잡아 실전보 '가'로 뛰어들면 백이 견디지 못한다. 용케 선수를 잡은 백, 50~54로 좌하 중앙 일대를 최대한 키워 우변 실패를 만회하는 작전으로 나온다. 흑은 기세등등하게 56까지 굴복시키고 57이란 척후병을 띄웠다. 백의 응수가 생각보다 까다롭다. 어디에 두는 게 최선의 대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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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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