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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문정인 "美, 北과 협상서 진전 못 보면 文대통령 정책 바꿀 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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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 ICBM 쏘면 군사행동 가능성 배제못해"
김연철 "남북관계 공간 어떻게 확보할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

조선일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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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12일 북·미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과 관련, "우리(정부)는 미국과 협력해서 핵 문제도, 남북관계도 개선하려 했다"며 "그것이 어려워지면 정부도 달리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 특보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통일부 장관 및 외교안보특보 송년특별대담'에서 "문 정부는 기본적으로 북·미 협상이 잘 되려면 우리가 미국과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큰 진전을 보지 못하면 문 대통령을 지지한 많은 분들이 불만을 표명할 것이고, 그럼 대통령에게 부담이 올 것"이라며 "그럼 문 대통령도 정책을 바꿀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한국이 일심동체로 나아간다고 생각하고 북한만 걱정하는데 북미협상이 진전되지 않는다면 한국 변수도 달리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미국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 특보의 이런 언급은 미국이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조치에 응하지 않은 채 북한의 선(先)비핵화만 요구하며 압박 정책을 고수해 상황이 악화될 경우 문재인 정부도 미국 편만 들고 있을 수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특보는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선 이외에 관심이 없는" 상황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역시 대선과 연결해 판단할 것이라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다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서도 "상황이 이렇게 되면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전화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남북이 협의해 공동으로 풀어야 하는데 북측은 우리를 완전히 잉여적 존재로 보고 미국의 그림자처럼 간주한다"고도 했다.

한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돌이켜보면 북·미 관계가 먼저 갈 때도 있었고, 남북 관계가 한발 먼저 갈 때도 있었다"며 "남북관계 공간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가가 통일부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또 금강산 문제와 관련, "북한이 어차피 관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9·19공동선언에서 동해안에 공동의 관광특구를 조성한다는 점을 합의했던 만큼 서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며 다만 "우리 입장에서는 기업의 재산권보호도 중요해 우선순위 등에서 여전히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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