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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은 "韓 반도체 수출, 내년 중반부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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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D램 및 낸드플래시 고정가격. 한국은행 제공(D램익스체인지 출처)


[파이낸셜뉴스] 내년 중반부터 우리 반도체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내년 상반기부터 반도체 단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구매를 미뤄왔던 수요업체들이 활발히 구매에 나설 것으로 기대됐다.

1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19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최근 메모리 단가 및 전방수요 변화, 반도체 제조용장비 주문과 같은 선행지표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메모리 경기의 회복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메모리 경기와 우리 반도체 수출은 내년 중반경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우리 수출을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 부진을 겪었다. 이에 따라 올해 우리 수출 실적도 큰 폭으로 꺾였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2018년 하반기 이후 메모리 단가 하락 기대가 확산되면서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전략적으로 구매를 지연한 결과 단가 하락세가 심화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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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D램 매출액 추이. 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최근의 부진이 주기적인 반도체 경기 변동에 기인한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수요 증가에 대응한 투자 확대→수요 감소→경직적 공급 조정에 따른 단가 하락→매출 감소’의 과정을 반복했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투자가 크게 증가한 경우 1~2년 내 전세계 D램 매출액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쉽게 말해, 지난 2017년 우리 반도체 업계가 그랬듯 반도체 업체들은 호황기에 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늘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초과공급이 발생하면서 메모리 단가가 하락하게 된다는 점이다. 즉 수요 확대기에 늘어난 공급이 탄력적으로 조절되지 못해 단가가 하락하면서 매출도 떨어진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수요와 공급 모두 과점 시장이기 때문에 가격 변동 폭이 크다. 수요 확대기에는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반면, 반대로 수요 위축기에는 매출 보릿고개를 견딜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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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투자와 D램 매출액 증가율.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최근 단가 하락세가 상당폭 둔화됐다”며 반도체 경기 회복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D램(8Gb 기준) 고정가격은 지난 8월 이후 하락폭이 크게 줄었으며 낸드플래시(128Gb 기준) 고정가격은 7월 이후 상승했다. 주요 시장기관들도 내년 상반기 중 메모리 반도체 단가가 상승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메모리 단가 하락세가 둔화됨에 따라 그간 반도체 구매에 소극적이었던 서버부문 IT업체들이 데이터센터 서버용 반도체 구매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년간 감소세를 지속해온 개인용 컴퓨터(PC) 출하량도 올해 2·4분기 이후 증가로 전환됐다”고 했다. PC 출하량 증감률은 2017년 -0.6%, 2018년 -0.6%, 올해 1·4분기 -3.0%에서 올해 2·4분기 4.2%, 3·4분기 3.0%로 올랐다.

아울러 반도체 경기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제조용 장비업체 매출액도 최근 개선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북미 반도체 장비 출하액은 지난해 대비 감소폭이 축소됐으며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던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의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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