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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비건, 안보리 이어 방한 예상...판문점 담판에 북미 대화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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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안보리 이사국 대사와 오찬하며 북미 협상 공유...국제사회 단결 촉구

상원 외교위 인준 통과로 사실상 국무부 부장관직 수행

다음주 방한해 최선희와 판문점 회동 가능성 이목 쏠려

아시아경제

이수혁 주미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국제교류재단 워싱턴사무소 송년행사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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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다시 분주해졌다. 비건 대표는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로 지명된 후 외부 활동을 자제했지만 11일(현지시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비건 대표는 뉴욕 유엔(UN) 본부를 방문해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대사들과 만나 북ㆍ미 협상 내용을 공유했다. 이는 이달 중순 일본을 방문하기 전 방한해 판문점에서 북한과의 만남을 시도할 가능성이 큰 상황임을 감안하면 미국의 입장을 설득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보인다. 마침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도 초당적으로 비건 대표에 대한 국무부 부장관 임명 동의안을 통과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북한의 도발을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 회의에 앞서 비건 대표가 유엔을 방문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비건 대표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주유엔 미국대표부에서 15개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현 상황이 엄중하며 안보리 이사국들이 단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그동안 진행된 북ㆍ미 대화 내용을 공유하고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안보리 회의 측면 지원으로도 볼 수 있지만 북한과의 대화를 본인이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북측에 보여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비건 대표는 켈리 크래프트 주유엔 미국 대사가 안보리 회의에서 북측이 협상에 나온다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비슷한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현 주유엔 한국대표부 대사는 비건 대표의 오찬 주최에 대해 "북한을 협상장으로 다시 나오게 하는 것, 그렇게 하는 데서 미국의 입장이 힘을 받도록 하는 것 등 여러 목적의 계산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3월과 6월에도 주유엔 미국대표부에서 안보리 이사국들과 한국, 일본을 대상으로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은 북한 도발 문제를 다루는 안보리 회의가 열린 만큼 무게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비건 대표는 다음 주 방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비건 대표가 오는 15일 방한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외교가에서도 비건 대표의 방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 측에서도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비건 대표의 방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관건은 그가 방한해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할지, 새로운 협상 카드를 들고 올지다. 비건 대표가 이번 방한에서 판문점을 방문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그가 사실상 국무부 부장관이 된 상황에서 판문점이나 군사분계선(MDL) 인군 주한미군 부대를 방문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이를 계기로 비건 대표가 자신의 카운터파트로 지목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의 회동이 전격적으로 성사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대화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북ㆍ미가 최종 담판을 진행할 수 있다. 비건 대표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우리 정부 인사들과도 만나 북ㆍ미 회담 진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비건 대표는 지난해 12월에도 방한 시 공항에서 전격적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며 북측에 유화 제스처를 보낸 후 판문점을 방문하고 북측의 대화 참여를 간접적으로 요구하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비건 대표는 과거 방한 시 복귀 시점도 한정하지 않고 북측의 응답을 기다리는 인내심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이날 비건 대표의 방한과 관련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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