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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종합] 발전5사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 의무화…과태료·정부포상제외 등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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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내년부터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도' 적용대상에 발전산업을 포함한다. 지난해 12월 협력업체에서 일하다 숨진 고(故) 김용균 씨 사건을 계기로 발전사 원청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또 내년부터 향후 2년간 '적정노무비 지급 시범사업'을 실시해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에도 힘쓴다. 경상정비 공사금액의 5%만큼을 노무비로 추가 지급되도록 낙찰률을 상향 조정하는 게 골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2일 국회에서 당정 TF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발전산업 안전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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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발전산업 안전강화 고용안정TF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故)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 이행계획 당·정 발표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12 kilroy0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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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당정이 발표한 방안에는 지난 10일 고 김용균 산재 사망사고 원인규명 및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가 발표한 권고에 대한 정부의 이행계획을 담았다. 앞서 특조위는 권고안에서 김용균 씨 사망사고의 근본 원인이 위험의 외주화와 원·하청 간 책임회피에 있다고 결론졌다.

이번 방안은 크게 ▲원청의 안전·보건 책임 강화 ▲근로조건 및 관리체계 개선 ▲안전을 위한 노사정 역할 강화 등 3개 분야로 구성됐다.

먼저 정부는 내년부터 발전산업을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도'에 포함시켜 관리한다. 해당 제도는 현재 500인 이상 제조업·철도운송업·도시철도운송업 등에 적용되는데, 여기에 발전업을 추가하는 것이다. 협력사의 산재를 발전사의 산재 현황에 포함해 산재율이 높을 경우 공표해 정부포상에서 제외시킨다. 만약 산재통계를 미제출하거나 허위제출시에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당정은 내년 4분기 발전5개사(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가 산재 통계와 유해·위험정보를 공유해 관리할 수 있도록 통합DB를 운영하고, 내년 상반기 중 모든 공공기관의 산재통계를 분기별로 공표할 예정이다.

또 원·하청 노사로 구성된 '안전근로협의체'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도록 노사 협의·의결 절차를 강화한다. 특히 안전경영위원회에 발전사 대표가 참여하도록 조치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상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협력사가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연구용역을 통해 검토한다.

아울러 공공기관 경영평가도 안전에 중점을 두고 보완한다. 협력사 노동자 제안제도 운영성과를 경영평가 지표에 반영해 발전사가 노동자의 작업현장 개선요청을 수용토록 한다. 내년 상반기 공공입찰 낙찰자 선정시 감점제도 운영실태를 점검해 실효성 강화방안도 마련한다.

발전산업 노동자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서는 그동안 불안전한 신분으로 일하던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료·환경 설비운전과 경상정비(민간위탁) 분야로 나눠, 연료환경 설비운전 분야는 발전5사가 하나의 공공기관을 만들어 정규직화를 신속 추진한다. 또 경상정비 분야는 정비계약기간 연장, 안전·기술 중심의 종합심사낙찰제 변경 등 처우 및 고용안정성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또 하청 노동자에게 적정한 노무비가 지급될 수 있도록 내년부터 2년간 발전사와 민간협력업체 간 협약을 체결, 적정노무비 지급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낙찰 전 설계가격에 계상된 노무비에 낙착률을 적용한 금액 수준 이상이 최종 노무비로 반영될 수 있도록 유도해 하청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발전사는 현행 경상정비 공사금액의 5%만큼을 노무비로 추가 지급되도록 낙찰률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또 발전사는 협력사 노동자의 노무비를 별도의 전용계좌로 지급하고, 협력사가 노무비 등 잔여금을 정산하도록 관리·감독한다. 노동자들에게 적정임금이 보장되는지에 대해서는 노·사·전 통합 협의체에서 시범사업 이행상황을 확인·점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시범사업 결과를 포함해 발전산업의 세부 업종·경력·자격별 적정노무비 단가기준 마련 등 '적정임금제 도입'을 추진한다. 2022년부터 도입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작업현장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이달 종료되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노사합의를 거쳐 위험작업 기준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 3월까지 2인1조, 교대제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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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고(故) 김용균 1주기 추모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있다. 2019.12.07 pangb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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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건강을 위한 보건관리체계도 마련한다. 올해까지 모든 발전소에 산업보건의를 신규 위촉하고, 인근병원과 함께 응급환자 신속구호대응 시스템도 구축한다. 내년까지 38명의 보건관리자를 현장설비와 공정에 이해도가 높은 산업위생사, 대기관기사 등으로 신규 채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사업주의 안전 책임도 명확해진다. 우선 발전사의 기술본부장을 기술안전본부장으로 변경하고, 사장 직속으로 안전전담부서를 설치해 책임을 명확히 한다. 또 산재은폐에 대해서는 엄정 처벌하도록 규정을 마련하고, 운영상황을 지속적으로 감독해 나간다.

특히 당정은 사업주의 안전·보건 책임을 확대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이 내년 1월 16일부터 시행되는 만큼 시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지도·감독할 방침이다.

당정 TF 팀장인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안전한 일터 문제는 오랜 기간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결합해 일시에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당정이 각별한 관심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꾸준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합동 '발전산업 안전강화 TF 팀장인 차영환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다시는 구조적 문제로 안타까운 산재 사망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기관장 책임 하에 각 부처·기관별 자체점검은 물론, 국무조정실 주관의 TF에서 관계부처와 함께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언론에서 지적한 안전등·안전펜스 설치, 마스크 지급 등 안전조치가 미흡하다는 사항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불시점검을 실시하고 이행상황을 확인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서부발전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던 김용균(당시 24세) 씨는 지난해 12월 11일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졌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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