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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아듀 2019]디센터가 뽑은 블록체인 업계 BEST & WO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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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블록체인 업계에는 크고 작은 변동이 있었습니다.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 ICO(암호화폐공개) 붐 때 자금을 모았던 프로젝트들은 올해 속속 메인넷을 출시했습니다. 반면 일찌감치 메인넷을 출시했음에도 올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한 프로젝트들도 있었습니다. 올해 초까지 이어진 ‘크립토 겨울’을 버티지 못하고 서비스를 중단한 곳도 있었죠. 암호화폐 거래소도 비슷합니다. 우후죽순 생긴 암호화폐 거래소 중 일부는 새로운 서비스와 수익모델을 만들어냈고, 일부는 크고 작은 사고를 겪으며 고객의 신뢰를 잃기도 했습니다.

디센터가 인물, 암호화폐 거래소, 블록체인 플랫폼, 블록체인 서비스별로 올 한 해 베스트와 워스트를 꼽아봤습니다.

인물 Best <마크 주커버그 & Worst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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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를 암호화폐·블록체인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의 새로운 도전 ‘리브라(Libra)’는 암호화폐·블록체인 산업에 새로운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페이스북이 스테이블코인 리브라의 백서를 선보이자 암호화폐에 관심 없던 사람들조차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까지 리브라 프로젝트를 경계하게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의 가상통화 리브라는 안정성 및 신뢰성이 부족하다”며 “페이스북이나 다른 기업들이 ‘은행’처럼 기능하려면 다른 은행들처럼 규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통화는 미국 달러”라고 강조했습니다. 달러의 패권까지 위협할 수 있는 리브라에 대해 경고하는 것처럼 느껴졌죠.

미국 의회도 리브라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물론 미국 정부와 의회의 경계가 리브라를 주춤하게 한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10월 마크 주커버그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리브라 청문회에 직접 참석해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리브라를 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계는 곧 관심입니다. 주커버그의 도전이 암호화폐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크게 불러일으킨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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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Craig Steven Wright)

크레이그 라이트는 비트코인에스브이(BSV)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컴퓨터 공학박사이지만, 올해는 그를 둘러싼 논란이 더 크게 이슈화됐습니다.

크레이그는 이전부터 줄곧 그가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저작권청에 비트코인 백서와 코드의 저작권을 등록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BSV 가격이 크게 오르기도 했죠. 하지만 그가 사토시임이 인정된 건 아니었습니다. 저작권청은 저작권이 진짜인지 그 사실 여부를 조사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을 등록했다고 해서 그가 사토시임이 증명된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지난 8월에는 크레이그가 미국 플로리다 남부 법원에 제출한 사토시 증명 문서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크레이그의 이미지는 점점 거짓말쟁이로 전락했습니다. 크레이그는 자신이 사토시라고 증명하는 내용의 비트메세지 메신저 대화 문서를 법원에 제출했는데요, 비트메세지 개발자는 해당 문서 작성 시기가 비트메세지 출시 이전인 점을 근거로 문서가 위조됐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크레이그는 예전 동료 고(故) 데이브 클레이만(Dave Kleiman)의 가족으로부터 비트코인(BTC)과 지적 재산권을 가로챈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 지난 8월 법원은 클레이만 가족의 손을 들어줬고, 크레이그는 BTC 110 만개 중 절반을 클레이만 가족에게 지급하게 됐죠.

암호화폐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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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바이낸스는 올해 암호화폐 거래소계의 ‘트렌드 세터(Trend Setter)’였습니다. 거래소 토큰 바이낸스코인(BNB), IEO(암호화폐 거래소 공개) 플랫폼 런치패드 등 올해 초 바이낸스가 선보인 서비스들은 다른 거래소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습니다. 다른 거래소들도 앞다투어 IEO 플랫폼을 만들고 그 플랫폼에서 거래소 토큰을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BNB는 거래소 토큰의 좋은 예를 보여줬습니다. BNB의 투자자본수익률(ROI)은 무려 9,000%에 달합니다. 지금은 다소 하락한 상태이지만, BNB 가격은 1월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그 비결은 끊임없는 수요처 창출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수요처는 바이낸스의 새로운 서비스가 됐죠.

에프코인 등 기존 거래소 토큰들은 채굴형 토큰 중심이었습니다. 거래할수록 토큰이 채굴되고, 거래소는 수수료 수익을 거래소 토큰으로 투자자들에게 배당했죠. 이런 방식은 매일 토큰이 채굴되면서 공급량이 증가하지만, 수요가 공급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토큰 가격은 자연히 떨어지게 됩니다.

반면 바이낸스는 런치패드를 시작으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바이낸스체인, 바이낸스 덱스(탈중앙화 거래소), 랜딩(대출) 서비스 등 BNB를 쓸 수 있는 수요처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면서 수요를 증가시켰습니다. 또 BNB를 정기적으로 소각해 공급량을 줄였습니다. 탈중앙화 생태계와는 거리가 먼 매우 중앙화된 방식이지만, BNB 가격을 올리고 새로운 서비스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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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제스트

코인제스트의 2018년은 매우 화려했습니다. 지난해 6월 등장한 코인제스트는 3개월 만에 빗썸, 업비트의 거래량을 뛰어넘어 국내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채굴형 거래소 토큰 코즈(COZ)로 거래소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상황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수요가 공급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채굴형 거래소 토큰의 특성에 따라 코즈 가격은 급락했습니다. 대안으로 만든 새로운 거래소 토큰 코즈플러스(COZP)도 상황을 개선하진 못했습니다.

지난 1월 발생한 코인제스트의 에어드랍 사고는 코인제스트는 물론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신뢰도에 타격을 주었습니다. 당시 코인제스트는 WGT 코인 3만 개를 에어드랍하려 했지만, 실수로 다른 암호화폐까지 에어드랍하는 것으로 데이터를 입력했습니다. 이후 일부 투자자들이 잘못 에어드랍 받은 암호화폐를 매매하려 나서면서 급격한 가격 하락이 발생했고, 코인제스트의 비트코인(BTC) 가격은 99만 원이 되기도 했습니다.

연초부터 휘청거렸던 코인제스트는 원화 입출금 중단으로 현재 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코인제스트는 지난 8월부터 원화 입출금을 중단, 투자자들은 코인제스트에 보관해둔 예치금을 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코인제스트 대표는 국정감사에 출석해야 했죠. 코인제스트는 디센터에 에어드랍 사고에 부과된 과한 세금, 거래소 넥시빗에 빌려준 자금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어 원화 입출금을 재개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블록체인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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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스택

여러 국가가 암호화폐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있지만, 아직 업계 초창기인 만큼 사례나 법률이 완벽하게 자리 잡기는 힘듭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완벽한 법률 준수를 지향하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최초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아 ICO(암호화폐공개)를 진행한 블록스택입니다.

SEC 승인을 위해 긴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들였다고 밝힌 블록스택은 투명한 프로젝트가 되기 위해 이 같은 절차를 감수했습니다. 이후 프로젝트 운영 과정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이낸스 상장 시엔 상장료로 25만 달러를 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현재는 블록스택 토큰(STX)이 발행 한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발행량이 늘 것을 대비해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블록스택은 개발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개발자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으며, 블록스택을 기반으로 개발된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중 상위권 디앱에 상금을 지급하는 ‘앱 마이닝’ 정책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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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다노

지난 2017년 일찌감치 메인넷을 출시한 카르다노는 코인 에이다(ADA)의 몸집이나 인지도에 비해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노드(네트워크 참여자)가 카르다노 재단과 개발사인 IOHK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폐쇄적으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만큼 올해 카르다노는 파트너십에만 치중했습니다. 뉴발란스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에티오피아 등에서 정부와 함께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가 실질적인 수요처 확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카르다노는 내년 PoS(Proof of Stake, 지분증명) 합의 알고리즘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입니다.

블록체인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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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다오(MakerDAO)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은 올 한 해 블록체인 업계에서 크게 떠오른 화두 중 하나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는 분야는 금융 분야라는 의견이 보편화되었기 때문이죠. 메이커다오는 전 세계 디파이 생태계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암호화폐 랜딩(Lending, 대출) 서비스입니다.

메이커다오는 CDP(Collateralized Debt Position, 담보부 채권 포지션)라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개설해 이더리움(ETH)을 담보로 맡기고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를 발행할 수 있게 합니다. 대출 서비스임에도 탈중앙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올해 디파이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메이커다오의 거버넌스 토큰 메이커(MKR)는 DAI의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에 쓰이는 토큰으로, CDP가 많이 개설되고 DAI의 수요가 상승할수록 가격이 오르는 구조를 가집니다. 지금은 주춤한 상태이지만 지난 1월에 비해 MKR의 시가총액은 2억 달러 가량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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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Steemit)

지난해 스팀잇은 각종 블록체인 컨퍼런스에서 ‘블록체인 서비스 모범사례’로 소개됐습니다. 스팀잇을 모방한 블록체인 기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프로젝트들도 다수 등장했습니다. SNS 외에도 스팀, 스팀파워, 스팀달러로 구성되는 스팀잇의 토큰이코노미를 모방한 프로젝트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팀잇의 토큰이코노미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스팀잇 생태계가 확장된다고 해서 토큰의 가격이 오르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고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보상으로 분배되어야 하는 스팀의 양은 증가했지만, 스팀을 매수하려는 수요는 함께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한계는 올해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지난해 말 경영난으로 인해 인력의 70%를 해고한 스팀잇은 올해도 재기에 실패했습니다. 탈중앙적 운영 방식 탓에 기존 SNS들의 수익 모델인 광고를 배제하고, 스팀의 새로운 수요도 창출하지 못하면서 스팀잇은 ‘실패한 블록체인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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