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6844243 0022019121256844243 03 0301001 6.0.22-RELEASE 2 중앙일보 0 false true true false 1576098001000 1576196596000 related

11년 만에 부활한 ‘키코’…피해기업 배상비율 20~30% 전망

글자크기

12일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열려

키코 분쟁 조정 관련한 4가지 이슈

중앙일보

금융감독원.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2일 금융감독원에서 키코(KIKO) 분쟁조정위원회가 열린다. 금감원이 키코와 관련한 재조사를 시작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키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많은 수출기업에 막대한 손실을 안긴 외환파생상품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일성하이스코ㆍ재영솔루텍ㆍ원글로벌미디어ㆍ남화통상 등 4개 피해 업체에 대해 손실액의 20~30% 수준의 배상비율을 예상한다. 배상비율과 함께 피해 기업과 해당 은행이 분조위의 조정안을 받아들일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다. 11년 만에 재점화된 키코 사태를 4가지 이슈로 살펴봤다.

중앙일보

키코 사태 일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슈 1. 11년 만에 재점화된 키코



키코(KIKOㆍKnock-In Knock-Out)는 2007년 국내 은행이 수출기업에 판매한 외환파생상품이다.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면 미리 정한 환율(약정 환율)에 달러를 팔 수 있는 환 헤지형 상품이었다. 환율이 정해진 범위에서 머물면 기업들은 환율 변동 위험을 줄여 이익을 내거나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문제는 범위를 벗어날 때다. 만기 이전에 환율이 한 번이라도 상한선(Knock-In) 위로 올라가면 기업은 계약 금액의 두 배 이상의 외화를 약정환율에 팔아야 한다. 하한선(Knock-Out) 밑으로 떨어지면 키코 계약은 무효가 된다.

실제 상한선이 깨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달러 환율이 치솟기(원화가치 하락) 시작한 것이다. 기업들은 계약 금액의 두 배가 넘는 외화를 마련해 은행에 약정 환율로 팔아야 했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는 당시 723개 기업이 환차손으로 약 3조300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파악했다.

중앙일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슈 2. 금감원 왜 키코 재조사했나



키코 사태가 재점화 된 것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다. 정치권에서 금융 적폐 중 하나로 키코를 지목했다.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키코 재조사를 권고했는데 당시 위원장이 윤석헌 현 금융감독원장이었다.

2018년 5월 윤 원장의 금감원 취임 이후 지지부진했던 키코 재조사에 속도가 붙었다. 그는 지난 10월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가 발생한 것도 키코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게 원인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원장의 취임 일성인 소비자 보호에 대한 의지를 가장 강력하게 나타낸 게 키코 재조사인 셈이다.



이슈 3. 분조위 수차례 미뤄진 까닭은



키코 분조위는 지난해 7월 재조사를 시작한 지 1년 5개월 만에 열린다. 금감원은 상반기부터 분조위를 추진했지만 수차례 미뤄졌다. 키코 사태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나 사실관계 파악과 함께 은행과 피해기업 간의 입장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금융당국과 은행 간의 이견도 컸다. 배임 가능성 논란도 제기됐다. 이미 대법원 판결이 끝났고 손해 배상 소멸시효(10년)가 지났음에도 배상이 이뤄진다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배임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게 은행 측 주장이다.

2013년 9월 대법원은 “키코는 불공정ㆍ사기 거래 행위가 아니다”고 확정하며 은행 손을 들어줬다. 다만 일부 사건은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위반으로 은행 측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분쟁 조정은 당시 법적 소송에 나서지 않았던 기업을 대상으로 사기가 아닌 불완전판매에 한정해 진행됐다”며 “과거 대법원 결정을 무시한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중앙일보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기자간담회.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슈4. 기업과 은행, 조정안 수용할까



금융계에서는 배상 비율이 피해액의 20~30%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기업에 배상할 은행은 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KDB 산업ㆍ씨티ㆍ대구은행 등 6곳이다.

4개 기업의 피해 금액은 약 1600억원으로 추정돼 20% 보상 비율로 결정된다 해도 보상액은 300억원이 넘는다. 앞으로 피해기업의 추가 분쟁 조정이 이어지면 배상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그런만큼 은행이 조정안을 받을 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 은행 관계자는 “조정안이 나온 뒤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내부적으로 소멸시효나 배임 관련 논의 방향에 따라 (배상액을) 결정하는데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측은 "키코 상품을 사기로 보기 때문에 배상 비율이 터무니없이 낮게 나온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분쟁 조정안은 권고 사안이다.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분조위가 끝나면 양측 모두 조정안을 수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번에 분조위가 열린 것"이라며 "피해기업과 은행 간의 의견을 상당히 좁혔고 법률 검토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