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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배달의민족·티맵, 장애인 접근성 개선…음성인식 기능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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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에게는 좋고 나쁜 정도겠지만 장애인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음식 주문 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용훈 상무는 11일 오전 서울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구글플레이는 이날 ‘모두를 포용하는 기술을 위한 노력-접근성’이라는 주제로 행사를 진행했다. 접근성이란 모든 사용자가 쉽게 쓸 수 있도록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조선비즈

구글플레이가 11일 서울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를 열고 패널 토크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상무, 서종원 SK텔레콤 티맵 서비스 셀 매니저, 이현정 구글플레이 앱 비즈니스 매니저./구글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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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무는 "시각장애인이 ‘배민은 쓰기가 너무 불편하다’는 후기를 남긴 걸 보고 내부적으로 자성을 했다"며 "한 이용자는 ‘접근성은 장애인에게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큰 울림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거동이 불편해 맛있는 음식을 못 먹었던 이용자가 이제는 배민을 통해 배달을 시킬 수 있게 됐고, 전화 주문이 불가능한 청각장애인들도 배민을 쓰고 있다"며 "시각장애인들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미션"이라고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올 4월 구글플레이가 주최한 ‘2019 앱 접근성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 고쳐야 할 15가지 사항을 지적받고 개선중이다. 김 상무는 "안드로이드 ‘보이스 어시스턴트’ 기능을 통해 ‘동의’ 버튼을 누르면 단순히 ‘동의’라는 것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어떤 내용에 동의하는 지도 알 수 있게 맥락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보이스 어시스턴트는 화면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줘 이용자가 어떤 항목을 선택했는지 알려준다. 볼륨 업·다운 버튼을 동시에 3초 동안 누르면 활성화된다.

김 상무는 "이벤트 배너도 시각장애인들은 글자 지원이 안 되면 무슨 이벤트인지 알 수가 없기에 배너를 올릴 때 보이스 어시스턴트가 어떻게 읽어야 할 지 지정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접근성이라는 개념은 앱 개발자들이 책임을 갖고 조금만 신경 쓰면 (구현이) 가능한 부분"이라며 "더 많은 기업들이 접근성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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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현정 구글플레이 앱 비즈니스 매니저,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상무, 서종원 SK텔레콤 티맵 서비스 셀 매니저, 정지현 구글플레이 앱 비즈니스 수석부장./구글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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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서종원 SK텔레콤 매니저도 참석해 내비게이션 티맵(T map)의 접근성에 대해 소개했다. 서 매니저는 "운전할 때 손은 핸들에 있고, 눈은 전방을 주시해야 하기에 운전자가 처한 환경이 시각 장애가 있거나 손이 불편한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2002년 사업 초창기부터 접근성에 대한 고민을 했고, 지금은 음성인식 서비스를 통해 접근성을 실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에어컨 켜줘’, ‘조명 틀어줘’와 같은 IoT(사물인터넷) 연동도 꾀하고 있다"며 "졸릴 때 졸리다고 하면 졸음을 깨워주는 노력도 티맵을 통해 하고 있다"고 했다. 서 매니저는 "다만 운전하는 동안 음성인식은 에러가 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역 사투리를 비롯해 다양한 연령층, 성별의 음성 데이터를 분석해 인식 성공률을 95%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고 했다.

서 매니저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티맵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1000만명에서 1250만명으로 25% 늘었다"며 "사실 접근성은 ROI(투자 대비 수익률) 관점에서 당장 실현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개발사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접근성에 대한 구글의 노력’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정지현 구글플레이 앱 비즈니스 수석부장은 "전 세계 인구의 15%인 약 10억명이 장애를 갖고 있다"며 "신체적 조건에 관계 없이 모든 서비스를 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정 수석부장은 "접근성은 구글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면서 핵심 가치"라며 "음성을 실시간 자막으로 변환하는 ‘라이브 트랜스크라이브’나 사용자 맞춤형 음향을 제공하는 ‘사운드앰플리파이어’ 등 접근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bee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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