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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송철호, ‘하명수사’ 묻자 “눈 펑펑 내릴 때 쓸어봐야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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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가예산 기자회견에서 심경 밝혀

중앙일보

송철호 울산시장이 11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년 국가예산 확보 관련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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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이 ‘청와대 하명수사’ 사건과 관련해 “눈이 펑펑 내릴 때는 그것을 쓸어봐야 소용이 없다. 지금 쓸면 눈이 쌓일 뿐”이라며 “나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11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홀에서 한 ‘2020년 국가예산’ 기자회견에서다.

하명수사 논란이 불거진 뒤 송 시장이 공식 석상에서 입을 연 것은 처음이다. 이날 울산시 대변인은 사전에 “국가예산 관련 질문 2개 외에 다른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공지하며 하명수사 관련 질문이 나오자 강하게 가로막았다. 송 시장은 이를 만류하며 답변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지난 3일 대변인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논란에 대한 구체적 해명은 없었다. 송 시장은 질의응답이 끝나자 다음 일정이 있다며 기자회견 도중 황급히 자리를 떴다.

Q : ‘하명수사’ 사건이 논란이다. 심정은.

A : 제가 가장 말단 졸병 생활을 할 때 최전방에서 깨달은 지혜가 있다. 눈이 펑펑 내릴 때는 그것을 쓸어봐야 소용이 없다. 시민 여러분께 당부드린다. 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때를 기다리고 있다. 걱정하지 마라. 한 말씀으로 제 심정을 표현하겠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성경의 가르침이다.

Q : 자유한국당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검찰 조사 응할 계획인가. 그리고 2018년 1월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공약을 논의했나.

A : 다시 말씀드린다. 눈이 펑펑 내릴 때는 쓸 때를 기다려야 한다. 지금 쓸면 거기에 또 눈이 쌓일 뿐이다. 때를 기다리다가 시민들에게 속 시원히 말씀드릴 날이 올 것이다.

중앙일보

송철호 울산시장이 11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년 국가예산 확보 관련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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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송 시장과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장모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고발했다. 곽상도 한국당 감찰 농단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은 이날 대검찰청에 이들에 대한 공무상 비밀 누설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지난해 1월, 선거 출마 예정이던 송 시장과 그의 측근인 송 부시장은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소속이던 장 행정관을 만나 울산 공공병원 건립 공약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송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유력 후보였다. 한국당은 장 행정관이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공무원의 정치 중립 위반 의무를 위반했으며 공공병원 설립 계획 등 공무상 정보를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송 부시장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최초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송 시장은 지난 5일 출근길 ‘제보자가 송병기 부시장인 것을 알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몰랐다”고 입장을 밝혔다. 송 부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송 시장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다.

한편 울산시는 11일 기자회견에서 2020년 국가 예산으로 국고보조사업 1조3339억원, 국가시행사업 1조4913억원, 보통교부세 4463억원 등 총 3조 2715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울산=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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