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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우버 같은 新 인프라 기업 코스피 상장 문턱 낮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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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기자간담회

자기자본·시가총액 요건 완화 검토

해외투자 수요 국내로..국내외 ETF 稅 개편 건의

`멸치 막자`..주식 알고리즘 사전등록 의무 검토

이데일리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출처: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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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버 등 자동차 공유 회사나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인프라 기업의 코스피 상장 문턱이 낮아진다.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미래성장 산업을 적시에 상장하겠다는 취지다.

알고리즘으로 주식 거래를 할 경우 이를 사전에 등록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메릴린치’를 통한 시타델증권의 알고리즘 단타 매매가 시장 참여자들에 혼란을 줬던 만큼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한 포석이다. 또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로 끌어오기 위해 국내와 해외간 상장지수펀드(ETF)간 세제 불균형을 개선하는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KRX 주요 추진사업’을 발표했다. 정 이사장은 “대형 자금이 소요되는 신(新) 인프라 기업에 대해선 성장성 중심으로 상장 규정을 개편하겠다”며 “자기자본(2000억원)과 시가총액(6000억원) 요건을 완화할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기자본 2000억원 이상, 시가총액 6000억원이상으로 코스피에 상장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한 곳이다. 이에 따라 이를 완화해 자율주행차,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등의 미래성장산업을 적시에 코스피에 상장,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끔 하겠단 취지다.

또 이익미실현·기술특례 상장 등 11가지 유형으로 세분화돼있는 코스닥 상장유형도 ‘미래 성장가치’를 중심으로 단순화할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투자자나 기업들이 알기 쉽게 상장 요건을 단순화하겠다”며 “시가총액을 중요 요건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미투자자들 사이에서 ‘멸치’라는 오명을 썼던 메릴린치(중개)와 시타델증권의 알고리즘 단타 매매를 사전에 관리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주식 시장에서 알고리즘을 통해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는 사전에 해당 알고리즘을 등록하는 의무를 부과키로 했다. 파생상품 시장에선 알고리즘 계좌를 등록하면 잘못된 호가 주문 취소를 위한 ‘킬 스위치(Kill switch)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주식시장에 차용, 의무화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한국 증시 소외 현상이 제기되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된다. 정 이사장은 “국내 증시 수익률은 최근 3개월 기준 G20국가 중 상위권에 있으나 거래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것이 사실”이라며 “작년 증시 변동성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으나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린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 상품의 절반이 ETF인 점을 고려해 국내, 해외 상장 ETF간 세제 불균형 문제를 우선 해결키로 했다. 해외 ETF는 주식처럼 보고 양도소득세 22%를 부과하고 국내 ETF는 펀드로 보고 배당소득세 15.4%를 부과한다. 얼핏보면 해외 ETF에 세금이 더 과세되는 것처럼 보이나 여타 상품과 손실을 합산 과세하기 때문에 양도세 대상이 될 확률이 낮은 반면 국내 ETF의 배당소득세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자산가들이 회피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해외 빅스(VIX) 투자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VKOSPI 등 변동성 지수를 ETN으로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장외파생상품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구조화 채권의 불완전 판매를 완화하기 위해 상장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업계 의견을 들어본 결과 환금성, 공정성, 투명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많았으나 아직까지는 시장참여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리츠 우선주 단독 상장과 관련해선 “일반 주식과의 형평성, 해외 사례, 관련 규정 등을 검토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는 내년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유력 정치인 관련 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 및 시장 감시를 강화키로 했다. 투자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내년께 각종 기술분석보고서와 통계 등이 일괄적으로 포함된 `자본시장 종합데이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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