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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韓 최초 골든글로브 오른 '기생충'···작품상 후보서 빠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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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개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기생충' 감독·각본·외국어영화상 후보

넷플릭스 할리우드 최다 17부문 지명

'결혼 이야기' '아이리시맨' 등 선전

중앙일보

봉준호 감독(왼쪽)의 '기생충'이 또 다시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사진은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폐막한 올해 제72회 칸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한국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다. 주연배우 송강호(오른쪽)와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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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국영화 최초 기록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내달 5일 열리는 제77회 골든글로브시상식의 감독·각본·외국어영화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상은 아카데미상과 더불어 미국 양대 영화상. 2월 개최되는 아카데미상 수상 결과를 가늠하는 전초전으로도 불린다. 한국영화가 후보에 호명된 건 ‘기생충’이 처음이다.



'기생충' 작품상 후보 안 된 이유는



“실전은, 기세야.” 주인공 기우(최우식)의 명대사였다. 올해 ‘기생충’의 수상 기세도 매섭다. 지난 5월 한국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시작으로 전세계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낭보가 잇따른다. 비영어 영화론 이례적으로, 개봉 한 달 넘게 흥행 순항 중인 북미에선 미국 4대 비평가협회상 중 뉴욕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전미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에 더해 LA비평가협회에선 작품·감독·남우조연상(송강호) 등을 휩쓸었다.

그런 만큼 이번 골든글로브상 본상 후보 지명도 현지 평단에선 이미 예견된 바. 오히려 작품상 후보엔 왜 안 올랐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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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에 사는 기택(송강호)네 식구들은 장남 기우(최우식)를 시작으로 박사장네 부자 동네(두번째 사진)에 다가간다. 극과 극의 빈부가 뒤엉키는 계기가 된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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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후보가 발표된 9일 현지 매체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이는 작품상 후보작은 대사의 최소 50% 이상이 영어여야 한다는 골든글로브상 규정에 따른 것. 반대로 외국어영화상은 비영어 대사가 50% 이상이어야 한다. ‘할리우드리포터’는 ‘기생충’과 함께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이자 래퍼 아콰피나 주연 중국어 코미디 ‘더 페어웰’과 올해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안토니오 반데라스) 수상작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스페인어 영화 ‘페인 앤 글로리’가 평단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이런 규정 탓에 작품상 대신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만 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할리우드에선 언어가 수상 부문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는가란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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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및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겸 래퍼 아콰피나(가운데) 주연 코미디 '더 페어웰'은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작품상-뮤지컬/코미디 부문과 여우주연상 총 2부문 후보에 올랐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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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스코시즈·타란티노와 겨룬다



이번 후보 지명으로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에선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코시즈, ‘조커’의 토드 필립스, ‘1917’의 샘 멘데스와 더불어 올해 칸 황금종려상 후보였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등 쟁쟁한 거장들과 경쟁하게 됐다.

‘각본상’에선 역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각본을 겸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두 교황’의 각본가 안소니맥카튼, ‘아이리시맨’의 스티븐 자일리안, ‘결혼 이야기’를 각본·연출한 노아 바움백 감독과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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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아이리시맨'은 올해 골든글로브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중 '기생충'과는 감독상, 각본상 부문에서 겨룬다.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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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영화상 부문에선 미국 이민 2세로 자란 손녀와 갈등을 겪는 중국 가정을 그린 ‘더 페어웰’과 알모도바르 감독의 자전적 영화 ‘페인 앤 글로리’, 올해 칸영화제에서 각각 각본상·심사위원상을 받은 프랑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레미제라블’이 ‘기생충’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일본, 아시아 국가 중 최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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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에서 입주가정부 문광 역으로 주목받은 이정은은 올해 TV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동백꽃 필 무렵' 등 흥행이 잇따랐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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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에서 아시아국가 중 최다 후보 선정 및 수상한 국가는 일본이다. 골든글로브가 한해 여러 편의 외국어영화상을 시상한 초창기를 비롯해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붉은 수염’ ‘가게무샤’ ‘란’부터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어느 가족’ 등 열 번 넘게 후보에 올랐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일본 배우들과 만든 태평양전쟁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가 일본·미국 합작영화로 2006년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영화 100년사의 새 기록을 쓰고 있는 ‘기생충’은 이번 골든글로브 주요부문 진출로 아카데미상 전망도 밝아졌다. 아카데미상은 골든글로브와 달리 작품상 부문 언어 규정이 없기 때문에 ‘기생충’은 작품상 후보로도 유력시되고 있다.



넷플릭스 할리우드 최강 17부문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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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골든글로브상에서 최다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넷플릭스 영화 '결혼 이야기'.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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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골든글로브 후보 명단에선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작품이 총 17부문에 불리며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을 큰 격차로 제쳤다. 작품상-드라마 부문은 총 5편 후보작 중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 ‘두 교황’ 등 3편이 넷플릭스 영화였다. 이에 더해 ‘결혼 이야기’가 드라마-여우주연상(스칼렛 요한슨)과 남우주연상(아담 드라이버), 여우조연상(로라 던), 각본상, 음악상 등 최다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어 ‘아이리시맨’이 감독상, 남우조연상(알 파치노, 조 페시), 각본상까지 후보에 총 5번, ‘두 교황’이 드라마-남우주연상(조나단 프라이스), 남우조연상(안소니 홉킨스), 각본상까지 총 4번 호명됐고 에디 머피 주연 넷플릭스 코미디 영화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가 뮤지컬/코미디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을 휩쓸었다. 지난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에 이어 올해도 극장용 영화 못지않은 작품성을 과시하며 여러 부문 수상이 예측된다.



'조커' '겨울왕국 2' 후보 부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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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믹스 영화로 이례적인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열풍을 일으킨 영화 '조커'도 골든글로브 4개 부문 후보에 호명됐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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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코믹스 영화론 최초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차지한 ‘조커’는 작품상-드라마 부문, 호아킨 피닉스의 드라마-남우주연상, 감독상, 음악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최근 한국서 1000만 영화에 등극한 ‘겨울왕국 2’는 장편 애니메이션상, ‘인투 디 언노운’의 주제가상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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