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서 보컬 보노 접견 / 文 “獨 통일 뒤 韓 열망 강해져” / 보노 “몽상 아닌 평화 실현 위해 / 굳은 결의 가진 것 알아 존경” / 판문점 공연 등은 거론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록밴드 ‘U2’의 리더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록밴드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본명 폴 데이비드 휴슨)를 만나 “독일의 통일 이후 한국 국민도 남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열망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보노를 접견한 자리에서 전날 공연 시작을 장식했던 곡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를 언급하면서 “음악적으로도 훌륭하지만 우리 한국인들로서는 아주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메시지가 담긴 노래”라며 “아일랜드의 상황을 노래했던 것이었지만 우리 한국전쟁이 발발한 날도 일요일”이라고 밝혔다.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는 1983년 U2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전쟁’(War)에 수록된 곳으로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다룬 곡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어제 공연 도중에 메시지로서도 우리 남북 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그런 메시지를 내줬다”고 거듭 고마워했다.
보노는 “대통령께서 평화프로세스에 있어서 큰 노력을 기울이고 리더십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런 평화가 단지 몽상(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정말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끝까지 굳은 결의를 갖고 임하는 것을 알고 있다.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출신의 전설적인 록밴드 U2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번째 내한공연을 하고 있다.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제공 |
일각에서는 U2의 판문점 공연 등이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빈민·기아 등 국제사회 현안에 대한 한국의 역할 등이 거론됐을 뿐 구체적인 관련 발언들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평화의 길에 음악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고, 보노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남북 음악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보노를 하루 먼저 환담한 부인 김정숙 여사가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으면 남북 분단으로 휴전 중인 상황을 잘 이해하셨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70년간 적대관계가 있었지만 지난 2년간 많은 진전도 있었다”고 말한 것보다 수위가 한 단계 낮아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예방한 록밴드인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 보노를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는 북한이 지난 7일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실험으로 추정되는 ‘중대한 실험’ 발표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미 협상 돌파구를 마련할 중재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일각에서는 대북특사에서부터 문 대통령의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 북·미 비핵화 협상 촉진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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