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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FT "中, 정부 부처·공공기관에 외국산 PC, 소프트웨어 퇴출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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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모든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 HP와 델,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산 컴퓨터와 소프트웨어(SW)를 3년 내에 없애라는 명령을 내렸다.

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이용해 이 같은 소식을 보도했다.

조선일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도착,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F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화웨이와 ZTE 등 중국산 제품을 금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대응하고 자국산 기술의 공급체인을 지원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하드웨어 약 2000만~3000만대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내년에 중국 각 부처와 공공기관 컴퓨터들의 약 30%, 2021년에는 50%, 2021년에 나머지 20%를 교체하는 계획이 수립됐다. 이는 ‘3-5-2’ 정책으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해 초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이번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FT에 따르면 이 명령은 기밀사항이지만, 사이버 보안 회사 2곳의 직원들로부터 내용이 확인됐다.

또 FT는 ‘3-5-2’ 정책이 지난 2017년 통과된 사이버보안법에 따라, 정부 각 부처와 핵심 인프라스트럭처 운영자들의 ‘안전하고 통제가능한 기술 사용’을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미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폴 크리올로는 미국이 중국산 기술제품을 제재하면서 중국 정부가 외국산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금지 조치를 시급히 시행하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기술기업들이 중국에서 연간 15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매출의 대부분은 민간 부문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했다. 즉 이번 조치가 미국에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미 데스크탑 컴퓨터로 대부분 중국 기업 레보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레보노는 미국 IBM의 퍼스널 컴퓨터 사업을 인수한 바있다. 그러나 레보노 컴퓨터가 중국에서 조립되기는 해도 컴퓨터 프로세서 칩은 미국 인텔, 하드 드라이브는 삼성이 만든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하드웨어를 자국산으로 바꿔도 소프트웨어까지 자국산으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에서 만든 ‘기린 OS’가 있기는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와 비교하면 여전히 기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민간 기업들에게까지 교체 명령을 내린다 해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기업들은 교체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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