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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린드블럼-산체스 맹활약 KBO리그 산업화 교두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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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두산 린드블럼이 1일 잠실 NC전에서 6-5로 승리해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되자 환호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20승 투수’ 조쉬 린드블럼(전 두산)의 역할이 중요하다. SK와 결별한 앙헬 산체스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활약여부에 따라 KBO리그가 또 하나의 ‘셀링 포인트’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두산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던 린드블럼은 내년 메이저리그(ML) 복귀를 노린다. 지난해 SK에서 ML 애리조나로 이적한 메릴 켈리처럼 KBO리그에서 기량을 끌어 올려 꿈의 무대에 재입성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ML 윈터미팅이 9일(한국시간) 문을 열어 린드블럼의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휴스턴을 포함한 복수의 구단이 깊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현지 소식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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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선발투수 산체스가 역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파이어 볼러’로 SK에서 활약하며 올해 17승을 따낸 산체스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두 번째 아시아야구에 도전한다. ML 복귀 꿈은 사라졌지만, KBO리그보다는 시장규모가 큰 일본에서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장도에 나섰다. 두산과 SK 입장에서는 믿고 쓸 수 있는 확실한 선발 카드 한 장을 잃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선을 조금만 돌려보면, 린드블럼과 산체스가 ML과 일본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게 유리하다. KBO리그 특유의 코칭 시스템을 마케팅 포인트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에는 릭 밴덴헐크라는 성공사례가 있다. 2013년 삼성에 입단해 두 시즌을 활약한 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로 진출한 밴덴헐크는 올겨울에도 원소속팀과 재계약에 성공, 6시즌을 뛰게 됐다. 삼성에 처음 입단했을 때에는 ‘공만 빠른 투수’ 정도로 인식됐던 것을 떠올리면 그야말로 환골탈태다. 당시 삼성 지휘봉을 잡고 있던 류중일 감독(현 LG감독)은 카도쿠라 켄에게 밴덴헐크의 약점 개선을 주문했고, 슬라이드 스텝 개선과 팔 각도 수정, 고속 스플리터 장착 등 세 가지 과제를 풀어내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 시켰다. 높은 타점에 150㎞를 웃도는 강속구, 스플리터를 기반으로 한 완급조절 능력을 두루 갖춰 일본진출 첫 해 외국인 선수 출전제한 핸디캡을 뚫고 9승 무패(15경기) 평균자책점 2.52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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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켈리. 출처=CBS스포츠 캡처


올해 ML 애리조나에서 활약한 켈리도 비슷하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KBO리그에 입단해 SK에서 세밀한 지도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제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꾸준히 선발 기회를 주면서 투구폼과 경기운영 방식의 문제점을 하나 둘 개선해 ML에서도 풀타임 선발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린드블럼과 산체스는 이들의 연장선에 들어있다.

이들이 상위 리그에서 성공을 거두고, 두산이 지난 8일 영입한 크리스 플렉센이 고질적인 문제인 제구 개선을 일궈내 훗날 ML에 재입성하면 KBO리그의 코칭시스템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격상될 가능성도 있다. ML구단과 직접 교류할 방법도 열려 선수 순환까지 이어지면 금상첨화다. 어차피 KBO리그는 내수시장만으로 산업화에 한계가 있단느 것을 인지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 진출의 주도권을 쥐려면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 한국만의 특별한 코칭시스템을 수출하는 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인데, 무형의 자산이라 입소문이 필요하다. KBO리그에서 활약하다 더 큰 무대로 진출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교두보를 놓고, 국내 선수들의 해외진출 러시가 이뤄지면 자연스레 물살을 탈 수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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