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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재선 ‘꽃 길’ 가려는 트럼프, ‘새 길’ 압박하는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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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the300]北 서해발사장 '중대시험'...트럼프 "金, 美대선 방해 안해, 적대행동시 놀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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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8일 앞둔 19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통화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동안 북미 간 실무협상의 진척 사항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제공·뉴스1DB) 2019.2.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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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전 11시부터 약 30분간 통화를 하고 북미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통화에서 두 정상은 최대 현안인 북핵 대화에 온전히 집중했다고 한다.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한이 ‘레드라인’(금지선) 이탈 가능성을 암시하며 도발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자 한미 공조와 외교적 해결 의지를 강조하는 대북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통화한 후인 7일(현지시간) 김 위원장과 관계에 대해 “매우 좋다”며 “(김 위원장이) 내년 미국 대선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적대적 행동을 한다면 놀랄 것이다. 지켜보겠다”는 말도 했다. 이례적으로 북미 대화와 미 대선을 연계하는 발언을 직접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내외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재선 가능성’에 둔다. 북한 비핵화를 선거 국면에서 외교적 치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면 최소한 방해는 되지 않게 상황을 관리하려 한다. 최근 미 국무부가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sustained and substantive negotiations)’을 강조하는 것도 미 대선과 무관하지 않다.

‘배드 딜’(나쁜 거래)에 덜컥 합의했다간 대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연말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굿 딜‘(좋은 거래)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다. 이날 발언에도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의 핵심 동력인 자신과의 신뢰와 친분관계를 깨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란 바람이 담겨 있다. 한편에선 선거 국면에 영향을 주는 북한의 적대적 도발이 현실화하면 더 이상 지켜보지 않겠다는 경고도 담고 있다.

북한은 그러나 말과 행동으로 대미 압박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8일 담화에서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했다. 협상의 기준점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금지선을 밟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도 7일(현지시간) “미국이 추구하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화는 국내 정치적 아젠다(의제)이자 시간벌기 속임수다”라며 “비핵화 이슈는 협상탁(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지 않으면 내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꽃 길’에 재를 뿌리겠는 압박이다.

중대 고비는 ‘성탄절’ 즈음이 될 전망이다. 북한에선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않지만 ’백두혈통‘ 일가의 기념일로서 의미가 크다. 매년 12월24일은 김 위원장의 친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일이자, 조모인 김정숙의 생일이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은 지난 3일 담화에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했다.

크리스마스까지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제 갈길을 가겠다는 최후통첩으로 읽힌다.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도 성탄절 전후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한 자리다. 북미간 대화의 문을 닫고 ‘새로운 길’로 들어서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한반도 정세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내몰리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로 추정되는 상황이 미국 상업 위성에 잡히고, 미국은 연일 정찰기 순회를 하며 북한에 시위 아닌 시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을 향해 "달리는 호랑이 등에 탔다. 떨어지면 다 죽는다"며 대화와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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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두봉밀영, 간백산밀영, 대각봉밀영을 비롯한 백두산일대 혁명전적지를 방문했다고 4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04.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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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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