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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곱창 23인분 꿀꺽... 괴식 매력에 유튜브가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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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조선일보

왼쪽부터 유튜버 ‘쯔양’의 ‘소곱창, 소막창, 소대창, 특양 23인분 4.2㎏+크림빵 먹방’ 영상, 실비김치를 먹다 땀을 닦는 유튜버 ‘HONG SOUND’, 멕시카나에서 출시한 ‘후르츠 치킨’을 먹고 있는 유튜버 ‘SOF’./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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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식’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장르 중 하나다. 유튜버 ‘와나나’가 ‘떠먹는 피자’라며 밥에다 순두부와 마라소스, 마시멜로를 섞어 먹는 영상은 업로드 3일 만에 13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 "루왁 커피를 직접 만들어보겠다"며 커피 원두를 생으로 삼키고 그 배설물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유튜버 ‘우마’의 ‘사람똥커피’ 영상은 250만 조회 수를 훌쩍 넘었다. 가냘픈 외모와는 달리 앉은 자리에서 라면 20봉지를 해치우고, 소고기 4㎏을 먹고도 모자라 후식으로 크림빵 8개를 먹는 유튜버 ‘쯔양’은 구독자 165만 명의 인기 스타다.

‘극단적 괴식’은 보통 사람이 도전하기 쉽지 않다. 차선책은 이미 식품으로 출시된 괴식을 먹는 콘텐츠다. 대표적인 예가 불닭볶음면을 소재로 한 ‘불닭볶음면 도전(fire noodle challenge)’이다. ‘영국남자’ 조시의 먹방으로 시작된 이 콘텐츠는 현재 100만 개가 넘는 영상으로 재생산됐다. 유튜브의 괴식 문화 덕분에 불닭볶음면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K푸드로 급부상했다.

유튜브에서는 특정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 너도나도 이를 모방한 ‘커버 콘텐츠(cover contents)’를 올리는 문화가 일반적이다. 극강의 매운맛을 자랑하는 ‘실비김치’ 먹방 영상은 4만5000개에 이르는데, 같은 괴식이라도 유튜버마다 먹는 방식과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맨밥이나 라면, 짜파게티 등 원래 김치와 잘 어울리는 음식과 같이 먹는 것은 기본. 실비김치를 활용해 김치찜, 볶음밥을 요리하는가 하면, ‘기름에 튀겨도 맵다’거나 ‘캡사이신을 더 부어봤다’ ‘외국인에게 실비김치를 먹여봤다’는 영상까지 등장한다. 결말은 모두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시작된 실비김치 열풍은 일반 소비자에게도 이어졌다. 실비김치를 만들던 대전의 한 해장국집에는 대기줄이 길게 이어졌고, "김치만 따로 팔아달라"는 요청에 택배 판매도 시작했다. 상표를 베낀 유사 실비김치를 만드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이런 식의 ‘괴식 특수’를 바라고 식품회사가 의도적으로 이색 식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2015년 멕시카나가 출시한 ‘후르츠 치킨’은 각각 딸기·바나나·멜론 맛 파우더를 치킨 위에 뿌린 형태로 ‘신호등 치킨’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괴식이다. "배스킨라빈스에 불이 나면 이런 냄새가 나지 않을까(유튜버SOF)"이라는 혹평도 있지만 많은 유튜버가 신호등 치킨에 도전했고,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은 멕시카나는 유자맛 치킨, 치토스 치킨, 김치 치킨 등 다양한 괴식을 내놨고 그때마다 화제를 모았다.

농심은 자사의 ‘육개장’을 감자칩에 접목한 ‘육개장맛 포테토칩’을 내놨다. 두 스터디셀러의 ‘이색 조합’에 유튜버들은 ‘육개장맛 포테토칩 끓여먹기’ ‘육개장 스프 뿌린 감자칩 vs 육개장맛 감자칩’ 등 다양한 괴식 먹방으로 화답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유튜브에서 괴식 문화가 유행하는 이유는 시청자에게 색다른 자극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며 "식품업계가 이런 괴식 문화를 잘 이용하면 소비자의 욕구를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고, 실질적인 매출 성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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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현 이코노미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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