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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유튜브 웃음거리 된 트럼프 부녀, 조연은 트뤼도·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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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예측 불가 외교의 트럼프, 정상들 사이 신 스틸러 이방카...논란 현장엔 트뤼도·마크롱 등장]

지구상 최강의 아버지와 딸, 미국 트럼프 부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와 40대 젊은 정상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관계가 최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행보’로 최근 이들을 포함한 해외 정상들의 뒷담화 대상이 됐다. 그의 딸 이방카도 못지 않다. 이방카 보좌관은 올해 6월 한 외교행사에서 정상간의 대화에 끼었다가 네티즌과 유튜버들의 패러디 대상이 된 것. 공교롭게 이들 부녀의 행보가 알려지는 계기가 된 방송화면이나 유튜브 영상에는 마크롱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가 나란히 등장한다.

◆‘최고의 방해꾼’ 트럼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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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70주년 기념식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정상 4명이 대화하고 있다/사진=캐나다 CBC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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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70주년 행사장에서 동맹국 정상 동료들 입방아에 올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모여 트럼프 대통령을 놓고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이야기를 나눈 것. 자국 정상을 중심으로 영상을 포착한 캐나다 언론 CBC 카메라에 찍힌 이 ‘뒷담화 현장’은 다음날 유튜브로 공개됐다.

영상 음질로 인해 모든 대화 내용이 선명히 들리지는 않는다. 다만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그가 40분 동안 즉석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늦었다”고 말하는 데서 네 명의 정상의 대화 주제가 트럼프 대통령임을 유추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 뒤 예정에 없던 긴 기자회견을 했다. 그 바람에 트뤼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늦어졌다. 이어 트뤼도 총리는 존슨 총리를 보며 “그가 발표를 했다. (잡음) 그의 팀 스태프들도 놀라서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영상이 퍼지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를 향해 “위선적인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그러고는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갑작스레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세계 지도자들이 나토 70주년에 트럼프를 조롱했다’고 해석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의 방해꾼”이라고 비평했고, 워싱턴포스트(WP)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지도자들 사이의 웃음거리가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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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만든 '세상이 조롱하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정치 광고/사진=조 바이든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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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놀림 받자 정치적 라이벌도 웃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세상이 조롱하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제목으로 정치 광고 영상을 만들었다.

선거광고는 나토정상회의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 세 정상이 모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험담하는 영상과 함께 "우리는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말로 끝맺는다. 영상 조회 수는 업로드 하루 만에 500만 건을 넘었다.

◆갑자기 분위기 싸하게 만든 ‘신 스틸러’ 이방카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낄 데, 안 낄 데 구분 없이 외교무대를 휘젓고 다녀 신스틸러라는 조롱섞인 별명을 얻었다. 별다른 외교 경력 없이 주요 국제행사마다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수행하며 각국 고위급 인사들의 대화에 끼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이방카는 해외정상들 대화에 맥락 없는 말을 던져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었다는 비난이 특히 쇄도했다.

당시 프랑스 엘리제궁이 공개한 20초 분량 영상은 이방카 보좌관이 테레사 메이 전 영국 총리, 마크롱 대통령, 트뤼도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담았다. 곧바로 유튜브를 통해 확산된 영상을 보면 대화 도중 메이 총리가 한 말에 이방카가 맞장구치며 발언하자 라가르드 총재의 동공이 갈 곳 잃은 듯 흔들리며 의문스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WP는 라가르드 총재가 이방카의 뜬금없는 끼어들기에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며 “다소 짜증이 났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CNN도 “이방카의 엄청난 교만을 보여주는 예”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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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wantedIvanka 라는 검색어로 찾을 수 있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 패러디 사진들/사진=트위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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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영상이 퍼지면서 온라인에는 ‘눈치 없는 이방카(#UnwantedIvanka)’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이방카 모습을 합성한 패러디 작품이 넘쳐났다.

이방카 보좌관은 또 같은 날 20개국 정상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할 때 트럼프 대통령 바로 옆 정상들 틈에 끼어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다음날인 6월 30일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깜짝’ 회동했을 때도 이방카는 남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함께 ‘신 스틸러’를 자처했다. 그는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북한 땅을 밟은 뒤 기자단에게 “비현실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부녀가 웃음거리가 된 자리에 공통적으로 있었던 인물이 있으니, 바로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부터 나토 방위비와 무역 조건을 두고 갈등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초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창설 70주년을 맞은 나토에 대해 '뇌사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무례하다"며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 28개 나라에 아주 못된 발언"이라고 반격했다. 덧붙여 프랑스의 "매우 높은 실업률"을 언급하고, "프랑스보다 나토를 더 필요로 하는 나라도 없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나토 70주년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40분 내내 서로 기싸움을 했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뒷담' 영상에서 가장 도드라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 반격 대상이 됐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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