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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지구촌 가장 비싼 기업"…아람코 몸값, 애플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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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기업공개(IPO) 공모가격이 1주당 32리얄(약 8.53달러)로 결정됐다. 공모가를 토대로 추산한 아람코 기업 전체 가치는 1조7000억달러(약 2024조원)에 달해 애플(시총 1조2000억달러)을 제치고 전 세계 최대 기업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글로벌 증시를 통틀어 공모가와 시가 추산 회사가치 '1조달러 클럽'(기업가치 1조달러 이상)에 드는 기업은 아람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1조1000억달러) 정도라고 외신은 전했다.

5일(현지시간) 사우디 언론에 따르면 아람코는 다음주 사우디 타다울 증시 IPO를 통해 오는 11일 첫 거래에 들어간다. 당장 아부다비투자청과 쿠웨이트투자청이 각각 10억달러와 15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걸프만 일대 국부펀드가 거래에 뛰어들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사우디 정부가 미리 계획한 2020년 아람코 배당금은 총 750억달러(약 89조3000억원)로 같은 기간 미국 정보통신(IT) 기업 애플 배당금의 5배에 달한다.

사우디 정부는 다음주 타다울 증시에 아람코 전체 지분의 1.5%만 상장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주식 상장을 통해 모으려는 공모액 총액은 256억달러(약 30조4800억원)다. 기업가치가 아닌 공모액 기준으로만 봐도 IPO 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 2014년 중국 알리바바가 세운 최고 기록(250억달러)을 웃돈다.

IPO 주간사인 삼바캐피털에 따르면 아람코가 타다울 증시에 상장하는 지분 1.5% 중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몫은 각각 0.5%, 1%다. 지난달 28일 국내 개인투자자 공모주 신청 마감 결과 사우디 국민 3400만여 명 중 10% 이상인 490만여 명이 신청해 개인투자자 신청 총액은 126억달러(약 15조원)에 달했다. 이어 11월 17일부터 이달 4일까지 기관투자가의 공모 청약을 받은 결과 504억달러(약 60조원)가 몰렸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인색하다. 트랜스버설 컨설팅의 엘런 월드 대표는 "아람코 IPO는 속 빈 승리"라면서 "거의 전적으로 국내에 의지했다"고 평가했다. 공모 청약 결과를 보면 기관·개인을 통틀어 10.5% 정도가 외국인 투자자였고, 나머지 대부분은 사우디 국내 자금과 기업이었다. 글로벌 투자자 관심이 예상을 밑돌자 사우디 정부가 미국 뉴욕, 영국 런던에서 열려던 투자 로드쇼를 취소하고 국내에 집중한 결과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 추산액도 전 세계 최고 수준이기는 하지만 IPO를 직접 추진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목표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 따른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기업가치가 최소 2조달러 이상일 것이라고 기대해왔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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