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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부동산 ‘큰손’이 휩쓸고간 경남 창원…그곳은 희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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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입주가 시작된 경남 창원 도심의 한 아파트. 지난 9월 전용면적 84㎡ 기준 5억 원대 후반이었던 아파트 가격은 11월 들어 7억 원을 웃돌기 시작했습니다. 두 달 새 1억 원 넘게 오른 겁니다. 서울에서 온 외지인들이 아파트를 점 찍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을 찾아 소문에 관해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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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아파트 주변에 밀집한 부동산 중개업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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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쇼핑하듯 싹 쓸어가요"

"한두 분이 아니고 그룹이 있어요. 그분들 오시면 저희가 브리핑을 하고, 그걸 듣고 자기들끼리 의논을 해서 결정을 하시고요. 개인적으로 오시는 분들이야말로 정말 '큰손'들이신데 아파트를 보지도 않아요. 매물만 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을 하시죠. 그렇게 계약을 하고 나면 그 아파트 금액이 한 달에서 보름 사이에 1억 넘게 오르는 거에요."

"서울 강남에서부터 좌표를 찍어보는 거야. 거제, 창원 많이 떨어졌잖아요. 집중 공략 대상입니다. 쌀 때 돈 될 만한 물건들 잡아서 가격을 쫙 올려놓고 적정 시점에 빠져나가겠지. 요즘 교통이 좋으니까 전국에 다 다녀요. 아침에 출발해서 점심 먹고 계약하고. 그럼 한나절 만에 다 되는 거에요. 백화점 쇼핑하듯이 싹 쓸어가요."

"자기네들이(투자자들이) 공부를 다 하고 와요. 투자하는 사람들끼리 카페도 있고 밴드도 있고 그렇잖아요. 그렇게 사들이고 나면 그 일대는 쓰나미처럼 가격이 확 오르는 거에요. 여기는 대장이니까 토끼로 뜀박질할 거고, 나머지 외곽지라든지 이런 데도 1, 2천만 원씩 거북이처럼 뛰긴 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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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거래 현황'을 보면, 10월 한 달 동안 외지인들이 창원지역 아파트 198채를 사들인 것으로 나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한 달 평균 100여 건 정도 거래됐는데, 2배 가까이 급등한 겁니다. 특히, 성산구와 의창구 등 신축의 고가 아파트들이 많은 지역일수록 거래가 많았는데, 아파트 4채당 1채꼴이었습니다.

'큰손'들이 지나간 자리…실수요자들만 피해

'큰손'들이 싹쓸이하듯 아파트를 사들입니다. 집주인들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도 내놓은 매물도 거두어들입니다. '매물 품귀'는 가격 상승을 부채질합니다. 꼭짓점을 찍었다는 판단이 오면, '큰손'들은 이제 아파트를 마구 팝니다. 이미 아파트 가격은 오를 대로 올랐는데, 실거주가 목적인 지역의 무주택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아파트를 살 수밖에 없습니다.

이 틈을 타 일부 부동산 중개인들은 가격 상승을 부추깁니다. 실제로 지난 10월을 전후해 창원시 의창구청에는 부동산 중개인들의 가격 담합이 의심된다는 민원 전화가 잇따랐습니다.

"신축 아파트의 분양권 P(프리미엄)가 3~4천만 원에 형성되어 있다는 걸 뻔히 아는데, 부동산 중개업소에 갔더니 P 8천-9천만 원을 달래요. 이게 말이 되나요?"

집값 상승, '하우스 푸어'에게 희망일까?

집이 유일한 자산인 주택 소유자들에게 '집값 상승'은 일단 반가운 소식입니다. 특히 창원은 조선과 기계업종의 장기 불황으로 아파트 가격이 3년 가까이 계속 떨어진 지역입니다.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창원 성산구는 아파트값 하락률이 전국 1위라는 집계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비싼 대출 이자만 꼬박꼬박 물면서 집값이 폭락하는 걸 봐야 했던 '하우스 푸어'들에게는 더없이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의 '집값 상승'은 희망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지역 경기와 개발 호재, 인구 유입 등을 잘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창원의 주력 제조업들이 활성화되면서 일자리가 늘고, 타지에서 인구가 유입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집값 상승은 더없이 반가운 일입니다.

실업이 속출하는 도시에 집값 폭등이 의미하는 것

하지만 지금의 집값 상승은 지역 경기와는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창원시 진해구는 대표 기업이었던 STX 조선해양의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고용·산업위기 특별 대응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두산중공업과 효성중공업 등 대형 사업장들도 잇따라 순환 휴직과 무급 휴직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한국GM이 비정규직 560여 명에게 해고를 통보하면서, 지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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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창원공장은 최근 비정규직 56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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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한쪽에서는 실업이 속출하는데, 또 다른 한쪽에서는 집값이 폭등하는 이상한 현실. 지금의 집값 상승이 일시적인 '거품'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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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kantap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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