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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 외벽에 ‘광화문글판-겨울편’이 새롭게 붙었습니다.
이번 문구는 윤동주의 시 ‘호주머니’에서 발췌한 것으로, 문구에 있는 ‘갑북갑북’은 ‘가득’을 의미하는 평안도 방언으로 호주머니가 가득 찬 모양을 형상화한 말입니다.
글판의 문구처럼 비가 온 뒤 쌀쌀해진 날씨에 점심시간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호주머니 깊숙이 두 손을 넣고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갑북갑북’. 처음 접한 낯선 어휘를 몇 번 되뇌었습니다. 참 정겹고 따스한 어휘라고 느껴졌습니다.
글판이 새롭게 붙은 이날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한 여자아이는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할아버지 외투에 손을 넣고 걸었습니다.
‘주먹 두 개’가 들어간 할아버지의 주머니는 손녀의 따뜻한 온기로 ‘갑북갑북’ 채워졌으리라 생각해봅니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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