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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성실함, 용감하자!"…김소이, 2020년이 더 기대되는 키워드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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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더네임드 제공


[OSEN=장우영 기자] ‘성실함’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부지런하게 매일을 사는 게 ‘성실함’일까. ‘성실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정성스럽고 참되다’지만 가수 겸 배우 김소이는 ‘성실’을 ‘변치 않는’으로 정의했다. 이 단어를 마음에 품고 고민과 생각을 거듭한 결과인데, 김소이는 자신을 두고 “타고난 재능이 없지만 내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꾸준함’”이라고 말했다. 데뷔 후 20년 동안 꾸준히 달려온 김소이를 만났다.

▲ “많이 어두웠던 20대…모든 게 ‘나’라고 받아들이면서 편해졌죠.”

김소이를 둘러싸고 있는 가장 큰 이미지는 걸그룹 ‘티티마’다. 1999년 데뷔한 티티마는 약 2년 동안 활동했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기간인데, 티티마로 활동한 인상이 깊게 남아서인지 김소이는 늘 ‘티티마 소이’로 불리며 기억됐다.

티티마로 활동하면서 김소이는 대외적으로 밝고, 통통 튀는 이미지로 기억됐다. 이 이미지는 김소이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그러나 ‘티티마’가 아닌 ‘사람’ 김소이에게는 그렇게 달가운 이미지는 아니었다. 김소이는 “어렸을 때는 내 다른 모습들이 부정되는 것 같아 싫었다. 밝고 통통 튀는 걸 자학하고, 더 어두워지려고 했다”며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게 내 스펙트럼이고 프리즘이었다. ‘김소이’라는 사람이 여러 각도에서 빛을 받았을 때 여러 모습이 나오는 건데, 그 점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김소이는 “20대 때 많이 어두웠다. 사실 20대가 모든 게 처음이고, 진정한 좌절, 슬픔, 실연을 겪어보지 못한 나이라서 요령이 없고 방법을 찾지 못해 힘든 시기라고 생각한다. 20년 동안 겪고, 느끼고, 반응하는 방법을 찾으면서 내가 누군지를 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자신의 다른 모습이 부정되는 것 같아 밝고 통통 튀는 이미지 대신 더 어두워지고 싶었던 김소이.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높기 때문에 우울하고 어둡기도 했다. 김소이는 “20대 때 내가 왜 그렇게 어둡고 우울했을까 생각해보면, 나는 어쨌거나 꿈꾸는 사람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능력-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어둠과 방황을 했고, 이상에 가까워질 수 있게 스스로 훈련을 했다. 이상과 기준에 닿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는데, 꿈은 이루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그 과정 모두가 꿈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지금도 자신을 알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다는 김소이는 30대가 되어서야 자신의 모든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소이는 “라즈베리필드가 달콤 쌉싸름한 노래를 하는 밴드인데, 밝은 노래를 부르는 내 모습을 인정하면서 편해졌다. ‘대중이 왜 이런 내 모습을 좋아하지?’라며 이해를 못하던 때도 있지만 나중에는 밝은 내 모습도 사랑하게 됐다. 많이 편해졌다”고 이야기했다.

이러게 자신의 모든 면을 받아들이면서 김소이의 마음은 편해졌다. 김소이는 그리고 노래, 연기, 글 쓰기 등의 활동으로 건강하게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나는 표현하는 사람, 꿈을 꾸는 사람이다. 최대한 모든 이야기, 내가 가진 감정, 겪은 일들, 받은 상처, 행복한 순간을 하다 못해 일기에 표현을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중요하다. 그 행동을 예술이라고 보신다면 과한 칭찬이다. 나는 내 기록을 남기면서 건강하게 풀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벗어나고 싶었던 ‘티티마 소이’의 이미지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지금도 기억해주는 팬들에게 고마워하고 있다. 김소이는 “티티마 활동을 2년 정도 밖에 하지 않았는데, 아직도 티티마 소이라고 하시는 걸 보면 너무 신기하다. 20대 때는 그걸 벗어나고 싶어서 괴로웠는데, 내 자신이 편해지면서 ‘티티마 소이’도 좋다. 그 모습도 김소이고, 그때 겪은 일이 지금의 내가 있는 데 일조를 했기에 부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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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마이셀프”…김소이가 건네는 위로와 응원

짧은 시간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지만 김소이에게서는 진중하고 깊은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밝고 통통 튀는 ‘티티마 소이’가 아닌, ‘배우’이자 ‘사람’ 김소이로서 마음 속에 확실하게 자리 잡은 ‘소신’이 있다고 느껴졌다.

김소이는 “소신이 있기 위해 노력을 하는 편이다. 친구 정려원이 ‘뿌리가 내려진 상태에서 흘러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점에 동의한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여유를 가지면서 단단하게 뿌리를 내렸으면 한다”며 “20대 때부터 본능적으로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 ‘변치 않는 내 신념이 뭘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고, 지금의 나를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됐고, 그래서 내 스스로가 편하다. 예전에는 불편하고 싫은 내 모습도 있었찌만 그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내 자신이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소이는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를 강조했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고, 칭찬하면 자신감,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김소이는 “그게 요즘 화두다. 그게 어려워서 서적, 강연 등이 많이 있지 않느냐”며 “자신을 사랑하고 믿는 게 참 어렵다. 하지만 계속해서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전해진다면, 식물이 물을 꾸준히 받아 자라듯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러브 마이셀프’가 꾸준히 자랄 것이라 생각한다.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김소이는 어둠 속에 있고, 좌절하는 ‘인생 후배’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김소이는 “버텨줬으면 좋겠다. 수많은 방법이 있지만 어떤 방법이 자기에게 가장 맞는지, 찾는 과정이 힘들지만 버텨줬으면 한다. 30대 때는 더 수월해지고, 요령이 생기지 않을 것 같음에도 요령이 생기기에 그 상황에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시간이라는 게 참 경이롭다. 경이로운 기적을 안겨주는데, 그걸 믿었으면 좋겠다. 그 믿음으로 버티다 보면 스스로 상처, 좌절을 없앨 수는 없지만 대항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진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소이 역시 그 무기를 가지고 있다. “나는 천하무적이라 할 수 없다”고 자신을 낮추는 김소이는 “지금도 어둠을 겪고 있다. 연기적으로만 보더라도 너무 많은 좌절을 겪고 있다. 하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둠, 좌절 속에 들어갔을 때 빠져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겸손하게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김소이가 가진 무기는 많다. ‘노래’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고, 글로 이야기를 전한다. 연기 역시 김소이가 가진 무기 중 하나다. 김소이는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사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보다는 내가 겪은 것들을 정말 솔직하게 전하려고 노력하는 게 전부다. 공감인데, 내 경험으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공감해서 희망을 얻었다면 나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며 “음악도 중요하지만 ‘동백꽃 필 무렵’을 보면서 이야기가 주는 힘이 엄청나고, 파급력이 크다고 느낀다. 배우, 스태프 등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서 만드는 이야기인데, 위력이 엄청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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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가 주는 파급력에 푹 빠졌어요.”

김소이는 최근 ‘드라마’라는 매체에 푹 빠져있다. 약 10년 동안 영화에 집중하고 있었다면, 최근에는 드라마가 주는 이야기의 힘과 파급력에 푹 빠진 것. 김소이는 “영화를 많이 좋아하고, 영화를 보면서 받는 영감과 희망, 위로가 너무 크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드라마에 집중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동백꽃 필 무렵’을 보면서 드라마의 위력에 새삼 놀랐다. 공교롭게도 ‘VIP’가 같이 방영되면서 요즘은 드라마의 힘에 반한 상태다. 그래서 드라마를 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소이는 SBS 월화드라마 ‘VIP’를 통해 7년 만에 안방 시청자들과 만났다. 김소이는 “사전제작 드라마였고, 지난 6월에 촬영했다. 반성하는 부분은 드라마에 대한 감각이 많이 무뎌졌다는 점이다. 촬영 현장이 너무 좋아 금방 적응하기는 했지만 첫 촬영 때 힘들어서 반성을 많이 했다. 비교적 영화 작업에 익숙해 드라마에 적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이는 ‘VIP’에서 천사의 얼굴을 한 악당 ‘리아’ 역으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연인 다니엘(이기찬)을 배신하려다 오히려 뒤통수를 맞는 반전을 보여주며 ‘특별 출연’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김소이는 “드라마라는 매체는 채널을 쉽게 돌릴 수 있는 환경이기에 연기로 승부를 봐야겠다는 마음에 엄청 준비를 했다”며 “리아를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 내가 사랑하는 리아를 사람들이 사랑하게끔 하고 싶었다.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한방’이 필요하다는 걸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소이는 “내가 리아를 너무 사랑했다. 여자가 야망을 가지는 지점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는데, 리아는 굴하지 않고 조금은 삐뚤어졌지만 원하는 것이 있다면 진취적으로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나와는 달라 좋았다. 리아가 왜 그래야만 했는지를 최대한 표현했다. 조금 더 뭔가를 할 수 있었겠다 싶기도 하고, 매 작품 할 때마다 연기하고 나서 아쉬움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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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대중이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김소이에게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 반응들을 잘 보지 못한다는 김소이는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면서 열정을 불태웠다. 김소이는 “리아라는 캐릭터가 너무 좋다. 악녀라고 해도 욕망, 야망을 드러내는 캐릭터에 많이 꽂혀있다”며 “캐릭터와 내가 주파수가 딱 맞춰졌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 연기하면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는 동물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는 점과 현장에서의 환희, 열정이 터지는 순간이 있어 연기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김소이는 연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소이의 답은 ‘연기는 가깝고도 먼 애인’이었다. 김소이는 “내게 마음을 주지 않는 사람에게 더 집착하게 되는, 더 끌리고, 더 매력에 빠지게 되는 게 있다. 연기는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는 것 같아 좀 더 잘하고 싶고, 좀 더 스스로 만족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항상 한 발 앞서 걷는 애인 같다. 분명 내게 마음을 주는 건 알고 있지만 한 발 앞서 있어서 닿을 것 같지만 닿지 않는다. 손을 잡을 거리는 되는데 더 가까워지지 못하는, 가깝고도 먼 애인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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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용감하자’가 목표입니다.”

연기를 갈망하고, 드라마에 푹 빠져 있는 김소이는 최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김소이는 “연기적으로 많이 집중을 하고 있는 때다. 삶의 중심이 연기 쪽으로 많이 옮겨졌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마음도, 몸도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이의 2020년 목표는 ‘용감하자’다. ‘VIP’에서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 연기를 한 것처럼 안전지대를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 사실 김소이는 10년 가까이 영화를 하면서 그 안에서 기존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이미 준비가 된 만큼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 점에 대해 김소이는 “내 이미지는 작고, 동글동글하고, 시크한 이미지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10년 가까이 삶에 지치고, 가정 폭력 피해자 등의 모습을 보여줬다. 거기에서 오는 성취감이 컸다. 이미지를 극복하고 캐릭터를 해냈다는 성취감이었따”며 “이미지 캐스팅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극복하고 넘어서는 게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소이는 “2020년 목표는 ‘용감하자’인데, 내가 경험으로 쌓아 놓은 성, 20년 동안 나를 찾아가면서 만든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것이다. 연기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벗어나는 게 2020년의 목표다”며 “게으른 완벽주의자이기도 하지만 충동적이면서도 겁이 많다. 2020년에는 겁이 많은 부분을 빼고 용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소이는 ‘용감’과 함께 ‘성실’, ‘꾸준함’을 내세워 ‘김소이’라는 사람, 배우를 더 보여주고자 한다. 김소이는 “난 타고난 재능이 없다. 내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꾸준함이다. 나의 타임라인이 있다고 생각하고 끊기지 않게 꾸준히 하는 게 내 가장 큰 무기라 생각한다”며 “지난 1년 동안 마음에 담은 단어가 ‘성실’이다. ‘성실’이 무엇일까 많이 생각했는데, 그건 곧 ‘변치 않는’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 타임라인대로, 내가 생각하는 이것을 꾸준히 한다면 그게 곧 ‘성실’이고 내 ‘무기’, ‘재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소이는 “앞으로 대중 친화적인 활동을 하는 게 큰 도전이다. 무섭기도 하다. 대중 앞에 더 나가는 게 무섭기도 하지만 두려워 하지 않고 내가 잘하면 된다. 스스로 떳떳하고 잘하면 된다. 내가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에게 더 칭찬을 해주고 대중 앞으로 용감하게 나아가려고 한다”고 자신을 격려했다.

끝으로 김소이는 이렇게 자신을 어필했다. “지금 열정이 굉장히 높게 불타고 있어요. 이 시기에 저를 캐스팅하시는 감독님들은 축복 받으시는 거예요!”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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