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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도 피해다녀… 트럼프, 나토서 왕따 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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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프랑스 정상 등 뒷담화… 영국 앤 공주는 악수 거부도

트럼프, 회견 취소하고 귀국

4일(현지 시각) 막을 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출범 70주년 기념 런던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왕따' 논란이 불거졌다. 주최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노골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피해 다녔고, 몇몇 정상은 트럼프에 대해 '뒷담화'를 했다. 수모를 겪은 트럼프는 정상회의 뒤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도 돌연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전문가와 언론은 이번 나토 회의가 세계 자유 진영의 리더 격인 미 대통령이 동맹국 정상 사이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존슨 총리는 트럼프와 단둘이 만나는 장면을 언론에 노출하지 않기 위해 극도로 신경을 썼다. 12일 영국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영국인들에게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더 비호감 인물이어서 표를 깎아먹을까 봐 우려해서다. 존슨은 3일 자신의 관저에서 개최한 각국 정상 환영 리셉션에서 트럼프 부부를 맞을 때 현관 바깥에서 함께 사진을 찍고 들어가던 관례를 깨고 현관문 안쪽에서 맞았다. 결국 언론은 두 사람이 나란히 있는 모습을 찍지 못했다.

조선일보

쥐스탱 트뤼도(왼쪽)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프랑스 대통령 등이 3일 영국 버킹엄궁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돌발 기자회견 때문에 일정이 늦어졌다는 등의 ‘뒷담화’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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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왕따 논란에 더 불을 지핀 건 3일 버킹엄궁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촬영된 동영상이었다. 25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영국·프랑스·캐나다·네덜란드 정상, 영국 왕실의 앤 공주 등이 행사장에서 사담을 나누는 장면이 담겼다.

존슨 총리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그게 당신이 늦은 이유냐"고 묻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그가 40분 동안 돌발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라고 대신 답했다. 트뤼도는 "그의 팀이 (놀라서) 입이 쩍 벌어진 걸 봤다"고도 말했다. 정상들은 트뤼도가 손으로 입이 벌어지는 제스처를 할 때 크게 웃기까지 했다. 트뤼도가 언급한 '그'는 트럼프였다. 트럼프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뒤 기자들과 예정에 없던 질의응답을 50여분간 했는데 이를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는 동영상과 관련해 기자들이 묻자, 트뤼도에 대해 "위선적인(two-faced)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논란이 일자 트뤼도는 트럼프에 대해 얘기했음을 인정하고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영국 왕실의 앤 공주도 논란을 거들었다. 앤은 3일 버킹엄궁 환영식에서 트럼프 부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악수를 나눌 때 뒤편에 서서 트럼프를 짜증 섞인 표정으로 바라봤다. 여왕이 트럼프와 악수하기 위해 앞으로 오지 않는 앤을 향해 뒤에 또 누가 있느냐고 묻자, 앤은 양팔을 내밀며 어깨를 으쓱하며 "저밖에 없어요"라고 답하곤 끝내 트럼프와 악수하지 않았다.

'왕따 당한 트럼프' '불쌍하고 외로운 트럼프' 등의 기사가 쏟아지자 트럼프는 트위터에 "런던 일정은 몹시 성공적이었고 나는 나토 정상들과 매우 잘 지냈다"는 글을 올렸다.

미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 이언 브레머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등 뒤에서 미국의 동맹들이 그를 조롱하는 일은 최근 모든 국제회의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미국의 세계 영향력은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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