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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어두운 벙커에 들어섰다, 고흐의 별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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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빛의 벙커: 고흐'展 개막

명작 1800점 영상으로 전면 투사… 고갱 작품도 미디어로 세계 첫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제주에 '상륙'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빛의 벙커(Bunker de Lumières)'에서 '반 고흐전'이 6일 개막한다. 대형 미디어 아트로, 올해 관람객 55만명을 돌파하며 흥행한 '빛의 벙커: 클림트'전의 후속작이다. 전시는 내년 10월 25일까지 이어진다.

'빛의 벙커: 반 고흐'전에서는 고흐의 창의성이 집중적으로 발현됐던 약 10년 동안 그가 남긴 회화 800점 이상과 드로잉 작품 1000여 점으로 전시(상영 시간 32분)를 구성했다. 고흐 특유의 대담한 색채와 강렬한 붓 터치가 벙커 벽면에 화려하게 투사된다. 관람객들은 어두운 벙커 안을 자유롭게 거닐며 고흐의 '해바라기' '감자 먹는 사람들' '별이 빛나는 밤' '아를의 반 고흐의 방' '까마귀가 나는 밀밭' 등 명작들에 파묻혀 빛과 그림자의 끊임없는 소용돌이를 감상할 수 있다.

조선일보

개막을 하루 앞둔 5일 ‘빛의 벙커: 반 고흐’ 전시장에서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이 구현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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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와 강렬한 우정과 영향을 주고받았던 화가 폴 고갱(1848~1903)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특히 '폴 고갱'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상영 시간 10분)은 세계 최초로 빛의 벙커에서 첫선을 보인다. 고갱의 고향인 브르타뉴(Brittany)로의 회상을 시작으로 그가 남긴 걸작들이 몰입형 디지털 기술을 만나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고갱의 자화상이 전시의 대미를 장식한다.

빛의 벙커는 90여 프로젝터에서 나오는 영상물이 넓이 3000여㎡, 높이 5.5m 규모인 전시 공간을 순식간에 채웠다가 비우고, 다시 채우기를 반복한다. 벙커 내부를 떠받친 27개 기둥은 깊이감을 한층 살리고, 70여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감동을 배가시킨다. 빛의 벙커 운영 업체인 ㈜티모넷 박진우 대표는 "고흐의 초기작부터 전성기 작품까지 풍경화와 야경, 자화상, 정물 등 명작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고 했다.

[제주=오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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