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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은행 본점 내부통제 부실’ 책임 처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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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투자손실 최대 80% 배상

PB들도 상품 내용 숙지 못해

고객에 위험성 제대로 못 알려

은행·고객 20일내 조정안 수락땐

재판상 화해 효력 조만간 배상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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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5일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주요국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손실 배상비율을 최소 20%에서 최대 80%까지 결정한 것은 처음으로 은행 본점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를 불완전판매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책임을 물었기 때문이다. 배상비율 80%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전 최고 배상비율은 70%였다.

감독당국은 통상 불완전판매 행위 여부를 판단할 때 일선 판매 창구의 책임에만 주목해왔다. 이에 따라 고객과 접점에 있는 프라이빗뱅커(PB) 등 판매 직원이 ‘투자자 성향에 알맞은 투자상품을 권했는지’(적합성 원칙)나 ‘상품의 위험성을 잘 설명했는지’(설명의무) 등을 따졌다.

금감원은 이번 조정안의 배상비율을 산정할 때, 과거 사례에 비춰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기본배상비율을 30%로 책정했다. 금감원은 여기에다 은행 본점 차원의 내부통제 부실책임(20%)과 초고위험상품 특성(5%)을 고려해 25%를 덧붙였다. 김상대 금감원 분쟁조정2국장은 “상품 출시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서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발견됐다”며 “피비들도 상품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대규모 불완전판매로 이어져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점을 감안해 추가적인 배상비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부실한 내부통제 관리는 앞서 금감원의 사실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우리은행은 상품선정위원회 참석위원 의견을 담당자가 임의로 기재해 승인을 받고, 직원 교육 과정에서는 ‘손실확률 0%’를 강조했다. 내부적으로 만기가 짧아 수수료를 여러 번 받을 수 있는 디엘에프를 ‘2·3모작 상품’으로 강조하며 판매를 독려했다. 하나은행도 초고위험상품인 디엘에프의 목표고객을 ‘정기예금 선호고객’으로 잡고 판매를 했다. 또 사태가 벌어진 뒤에도 피비들을 대상으로 금감원 조사를 받을 때 ‘그런적 없다’, ‘기억 없다’는 식으로 불완전판매를 부인하는 답변을 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또 은행의 책임가중사유가 있으면 배상비율을 더하고, 투자자의 자기책임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뺐다. 가중사유에는 고령자 등 금융취약계층에게 설명을 소홀히 한 경우나 계약 후 해피콜에서 ‘부적합 판매’로 판정됐음에도 재설명하지 않은 경우 등이 있었다. 투자자의 투자경험이 많거나 거래금액이 큰 경우에는 감경사유가 됐다.

가감(30~40%)했을 때 이론적으로는 5~95%까지 배상비율이 나오게 되지만, 최저 배상비율은 20%, 최고는 80%로 한도를 씌웠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투자경험이 없고 난청인 79살의 치매환자의 경우 최고 수준인 손실액의 80%를 배상 받게 됐다. 은행원에게 “안전하고 조건 좋은 상품”이라는 권유를 받고 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못 받았지만, 과거 투자경험이 6차례나 있고 은행직원에게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일임한 투자자는 이런 요소들이 배상비율에 차감돼 40% 배상 결정이 나왔다. 분쟁조정은 양 당사자가 조정안을 받은 뒤 20일 안에 조정안을 수락하는 경우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인 조정이 성립하게 된다. 나머지 조정대상에 대해서는 이날 결정된 배상 기준에 따라 판매 금융사와 투자자 간 자율조정 절차를 밟게 된다. 우리·하나은행은 앞서 분조위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피해자들이 수락한다면 조만간 배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자율조정안을 거부하는 투자자는 분쟁조정을 다시 신청할 수 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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