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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정권 명운 건 '추다르크 청문회'…與 "무사통과" vs 野 "송곳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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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벼랑끝 대치에 청문회 일정 조율부터 난항 전망

공세 벼르는 野에 '현역 프리미엄' 기대하기 어려워

'검찰개혁' 사생결단 대치…'가시밭길 청문회' 전망

민주 "충분한 검증 거쳐서 발목 잡힐 일 없어" 자신

한국, 檢수사 중립성 문제 삼으며 탈당 공세 펼칠 듯

뉴시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추미애의원실 앞에서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음 짓고 있다. 2019.12.05. kmx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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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형섭 이승주 김지은 윤해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조국 전 장관 사퇴 후 52일 만에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지명함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여야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추 후보자는 집권여당 대표 출신이자 '추다르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의 강골 정치인으로 정치적 무게감이 남다르다.

특히 '문재인의 페르소나(분신)'로 불렸던 조 전 장관으로부터 검찰개혁 바통을 넘겨받게 된 것이어서 정권의 명운을 건 청문회가 될 것이란 평가까지 나온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치고 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야 한다.

만일 기한 내에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에서 기간을 정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재요구할 수 있고 그럼에도 송부되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그러나 국회 상황 때문에 추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을 잡는 것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 오는 10일까지인 정기국회가 올스톱된 가운데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선거제·검찰개혁 관련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을 놓고 벼랑끝 대치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여기에 한국당이 나경원 원내대표의 후임자를 뽑는 당내 경선을 오는 9일 열기로 한 상태여서 사실상 차기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 청문회 일정 협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어렵사리 청문회 일정이 잡히더라도 야당의 거센 공세 속에 험로가 예상된다.

그동안 현역 의원들에게는 청문회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현역 불패'라는 말이 나왔지만 20대 국회 들어 여야의 극한 대치 수위가 높아지면서 입각 의원들이 갖는 프리미엄이 깨진 게 사실이다.

뉴시스

[서울=뉴시스]5선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61)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세번째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5일 내정됐다. 다음은 법무장관 후보자 추미애 프로필.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야당의 거센 반발 속에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채 임명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표적인 예다.

'패스트트랙 정국'과 '조국 정국'을 거치며 패인 여야 갈등의 골은 앞선 두 장관 청문회 때보다 훨씬 깊어졌다. 추 후보자가 여당 대표를 지낸 5선의 현역 의원이기는 하지만 현역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무엇보다 검찰개혁의 완수라는 지상과제를 짊어진 법무장관 자리가 갖는 상징성이 크다는 점이 가시밭길 청문회를 예상케 한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완수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을 사법장악 의도로 보고 총력 저지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여야의 치열한 전투 속에 결국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고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전망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추 후보자의 청문회 무사통과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정치적 중량감이 상당한데다 자기관리가 철저해 흠 잡을 만한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추 후보자가 당 대표 시절 저녁에 사람을 너무 안 만난다는 불평을 들을 정도로 가정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왔던 만큼 한국당이 '꼬투리' 삼을 만한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담당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소속된 민주당의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벌써 5선 의원으로 정치를 오래 했는데 지금까지 크게 문제된 게 없었던 분이다. 아이들도 다 컸고 남편도 변호사로서 원만하게 살아왔던 분"이라며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없다고 한국당이 마구잡이로 신상털이에 나서겠지만 소위 말하는 '하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대학동기인 남편의 다리 장애로 인한 심한 반대도 뚫고 결혼한 순애보 '러브 스토리'가 (국민들에게) 더 부각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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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추미애의원실 앞에서 소감을 밝힌 후 인사하고 있다. 2019.12.05. kmx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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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소속 다른 민주당 의원도 통화에서 "이미 청와대에서 검증을 다 했으니까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라며 "정치인 출신들은 선거를 치르면서 많이 검증이 되기 때문에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야당이 발목을 잡으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추 후보자는 모든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는 분이고 당 대표를 잘 마무리한 안정감 있는 정치인"이라며 "자타공인 '추다르크'로 상당히 강단이 있는 분이기도 해서 청문회를 충분히 잘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은 송곳 같은 검증 공세를 벼르고 있다. 패스트트랙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검찰의 상위기관인 법무부 수장 자리를 여당 대표 출신에게 맡긴 것에 대한 거부감이 특히 상당하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 대표 출신 5선 의원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다는 것은 청와대와 여당이 '추미애'란 고리를 통해 아예 드러내놓고 사법 장악을 밀어붙이겠다는 대국민 선언"이라며 "청와대와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궁여지책 인사이고 문재인 정권의 국정농단에 경악하는 국민들께는 후안무치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추 후보자의 민주당 탈당을 주장하면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을 청문회에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 소속 한국당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적 중립이 심각한 문제다. 시기적으로 총선을 관리해야 하는데 검찰의 공안 쪽도 다 직접적으로 지휘를 할 수 있는 것인데 굉장히 부적절하다"며 "최소한 중립을 위해서 탈당은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검찰이 정권의 권력남용과 관련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있는데 '정치검찰 용납하지 않겠다'며 어마어마한 수사 방해를 하고 있는 민주당의 입장을 다 반영하면서 검찰을 무력화 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한국당은 차기 원내지도부 선출 과정에 돌입한 당내 상황으로 인해 구체적인 청문회 전략은 아직 수립하지 못한 모습이다.

다른 법사위 소속 한국당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엄중하게 추궁할 것"이라면서도 "원내대표가 사실상 부재 상태여서 법사위원들만으로는 청문회 TF(태스크포스)를 꾸리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joo47@newsis.com, whynot82@newsis.com, brigh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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