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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네이처 표지 오른 한국기업…아시아 전체 게놈정보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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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젠 등 국제 컨소시엄 연구

64개국 219개 종족 특성 분석

아시아인 독자DB 활용 가능해져

민족별 적합한 약물 개발에 도움

중앙일보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12월 최신호 표지에 마크로젠이 주도하는 국제 컨소시엄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의 연구성과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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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유럽 중심의 세계 게놈(유전체) 데이터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게놈 데이터 정보를 처음으로 확보·공개했다. 그간 취약했던 아시아인 유전체 정보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이 정밀의학 시대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정밀의학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공동 연구팀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국제 컨소시엄인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가 첫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는 비영리 국제 컨소시엄으로, 2016년 아시아인 10만 명에 대한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는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컨소시엄은 한국 마크로젠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밀의료센터, 싱가포르 난양공대, 인도 유전체 분석기업 메드지놈, 미국 로슈그룹 자회사 제넨테크 등 각국을 대표하는 연구기관 및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그간 마크로젠의 회장이면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밀의료센터 석좌교수인 서정선 교수가 난양공대 스테판 슈스터 교수와 함께 연구를 주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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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아시아 100K 프로젝트 국가별 샘플 수 및 분포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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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이 확보·공개한 아시아인 전장 유전체는 인도(598명)·말레이시아(156명)·한국(152명)·파키스탄(113명)· 몽골(100명)·중국(70명)·파푸아뉴기니(70명)·인도네시아(68명)·필리핀(52명)·일본(35명)·러시아(32명) 등 총 1739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가·종족별로는 총 64개국 219개 종족(아시아 142개 종족)의 유전체가 포함됐다.

아시아인은 전 세계 인구 77억 명 중 58%(45억명)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시아인에 대한 게놈 데이터 연구가 많지 않았다. 또 공개된 데이터도 부족해 아시아인 대상의 맞춤형 진단과 치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게놈아시아 100K 컨소시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북방계 몽골 부족부터 남방계 인도네시아 작은 섬의 고립 부족에 이르기까지 종족별로 25명 내외의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해 아시아 인종의 기원적 특성을 분석하고 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김창훈 마크로젠 전무는 “이번 연구는 세계적으로 공개된 아시아인 유전체 데이터 중에서 가장 많은 아시아 지역과 인종을 포함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며 “이는 아시아인 질병 연구에 있어 기존의 유럽인 유전체 DB가 아닌 아시아인 유전체 DB를 새롭게 구축·활용할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와 유전체 공개가 앞으로 아시아인 관련 정밀의학을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 이번 연구를 통해 아시아약 142개 종족에게는 이전 연구들에서 밝혀진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유전적 특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더불어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민족별 주요 약물에 대한 반응이 다름을 규명해냈다. 예를 들어,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는 항응고제 와파린은 어떤 환자에게는 잘 반응해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특정 유전 변이를 가진 환자에게는 알레르기 등 약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진은 와파린의 경우, 한국인·중국인·일본인 또는 몽골인과 같은 북아시아 조상을 가진 사람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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