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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외면에…수수료 더 내는 해외송금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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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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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해외송금 업체들이 시중은행의 외면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자금세탁방지를 이유로 핀테크 업체에 송금망을 열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은행 한 곳과 거래하는 상황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12월 현재 영업 중인 21개 해외송금 업체 가운데 19곳은 필리핀계 은행인 메트로은행 한 곳과 제휴를 맺고 있다.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이 합작해 만든 핀테크 업체 핀크만 유일하게 국내 시중은행인 하나은행을 이용한다. 일본계 SBI코스머니는 일본 미즈호은행과 제휴를 맺었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돈을 보내는 타발 송금에 한해 전북은행 등 일부 은행이 문을 열어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액 해외송금업은 금융사가 아닌 핀테크 업체가 건당 5000달러, 업체별 연 5만달러 이하로 해외송금을 허용한 제도다. 정부가 2017년 금융 혁신을 위해 소액 해외송금업 제도를 도입했다.

돈을 받을 때까지 2~3일 걸리는 은행 해외송금과 달리 빠르면 10분 안에 송금이 가능하다. 상대방 전화번호만 알면 곧바로 송금할 수 있다. 이 때문에 2017년 4분기 1400만달러에 불과했던 해외송금업자 시장 규모는 올해 1분기 3억6500만달러로 25배 이상 늘었다.

해외송금 업체의 영업방식인 '풀링(Pooling)'과 '프리펀딩'은 은행 협조가 필수다. 대표적 영업 형태인 풀링은 여러 사람 돈을 모아 한번에 보내는 방식이다. 일종의 '공동구매' 형태다. 프리펀딩은 사전에 목돈을 보내두고 해당 국가의 제휴 업체가 송금 때마다 인출해주는 방식이다. 두 방식 모두 은행 송금망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시중은행은 해외송금 업체 돈에 불법 자금이 섞여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며 결제망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담당하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 의무는 해외송금 업체가 아닌 거래하는 은행에 있다"며 "고객 정보를 종합적으로 확인해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하는데 해외송금 업체 시스템을 믿기 어렵다"고 했다. 해외송금 업체와 거래하기엔 위험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업계는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충분히 갖췄다고 반박한다. 이미 영국의 대표 핀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오른 트랜스퍼와이즈 등 외국 송금 업체들도 같은 방식으로 외국 은행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한 해외송금 업체 대표는 "외국 해외송금 업체들도 우리나라와 같은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며 "국내 송금 업체의 영업 방식을 못 믿겠다며 일괄적으로 거부할 게 아니라 각 업체 시스템 등을 살펴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사정을 잘 아는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자금세탁방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외국보다 우리나라 시중은행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이 경쟁자인 해외송금 업체를 견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 해외송금액은 1년 반 새 2조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은행들도 '수수료 무료'를 선언하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연말까지 몽골, 미얀마 등 아시아 국가 해외송금 고객에게 송금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준다.

해외송금 업체들은 은행 한 곳과 제휴하다 보니 사실상 독점적인 구조로 비싼 수수료를 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또 다른 해외송금 업체 대표는 "(메트로은행) 수수료가 상당히 비싼 편이지만 선택권이 없다"며 "은행 한 곳이라도 문을 열어준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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