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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삐뚤빼뚤 사람 얼굴이 삼면에…1500년 전 이색 토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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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소월리 유적서 28㎝ 항아리형 토기

삼면에 얼굴 장식은 처음…"의례용 추측"

중앙일보

삼면 얼굴 토기. [사진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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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얼굴이 삼면에 표현된 5세기 경 토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3일 화랑문화재연구원이 지난 9월부터 본격 발굴 조사한 경북 경산 소월리 유적에서 최근 높이가 28㎝ 가량의 투각인면문옹형토기(사람 얼굴 모양으로 뚫어서 만든 항아리형 토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사람 얼굴이 장식된 토기는 진주 중천리 유적, 함평 금산리 방대형 고분 등에서 나왔지만 삼면 장식은 처음이다.

토기 옆면에는 돌출된 원형 구멍을 뚫어 귀를 표현하고, 그 사이에 조금씩 다른 표정을 표현했다. 두 눈과 입은 기다란 타원형으로 밖에서 오려냈고, 콧구멍에 해당하는 2개의 작은 구멍은 안에서 밖으로 찔러 만들었다. 바닥을 제거한 시루 1점도 함께 출토됐는데 몸통 중간 지점에 소뿔모양 손잡이 2개가 부착되어 있다. 두 점의 토기는 서로 결합돼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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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기 전반 무렵 신라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 얼굴 모양 토기(투각인면문옹형토기, 透刻人面文甕形土器)를 함께 발견된 시루 1점과 결합한 모습. [사진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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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연 화랑문화재연구원장은 “두 점 모두 일반적인 토기 제작 기법으로 만들다가 최종 단계에서 의도적으로 얼굴 모양을 뚫거나 바닥을 제거했다. 이로 미루어볼 때 실용적인 용도보다 일종의 의례 행위에 쓰인 걸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또 토기의 제작 기법과 특징 등으로 볼 때 5세기 전반 또는 그 이전 시기로 추정된다. 소월리 유적은 금호강의 지류인 청통천 주변 언덕에 자리하고 있으며 삼국‧통일신라 시대의 고상건물지(일종의 원두막)와 구덩이(수혈), 토기가마를 비롯해 고려‧조선 시대의 무덤 등이 확인됐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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