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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日 前 외무차관 “지소미아 종료 연기는 한·일 실무자의 외교적 노력”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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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야부나카 미토지 전 외무성 사무차관(사진)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연기는 한일 실무자의 외교적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산케이 신문 캡처


일본 외무성의 전직 고위 관리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종료 연기 과정을 두고 “한일 실무자의 외교적 노력”이라며 “미국의 역할이 과대 포장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야부나카 미토지 전 외무성 사무차관은 3일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간 한일 외교에 깊이 관여했던 야부나카 전 차관은 “미국이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다들 좀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소미아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어디서 결단 내려야 할지를 생각했고, 일본 입장에서도 파기는 좋지 않았다”며 “최종적으로는 한일 실무자의 외교적 노력도 상당히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부나카 전 차관의 발언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이 미국의 압력 때문이라는 일본 언론들의 최근 보도에 대한 반론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수출 규제 “외교적 지혜 발휘해야”

야부나카 전 차관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한 한일 국장급 협의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수출 관리와 지소미아는 직접 관계는 없지만 한국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지소미아를 계속할 수 없다고 했다”며 “그것을 푸는 것이 외교적 지혜를 발휘하는 지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제대로 수출 관리체제를 취하고 있다고 확인되면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며 기존의 일본 정부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울러 “한일관계가 매우 건전한 상태였던 시기는 1998년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한일공동선언’을 체결한 시점”이라며 “오부치 총리는 식민 지배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고 김 대통령은 일본의 전후 행보를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21세기 파트너라고 했던 그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한국 법원의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최악은 피해야”

야부나카 전 차관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를 촉발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 판결 결과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하면 한일관계를 보다 악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한국 법원의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결정에 대해 “현금화는 레드라인”이라며 “현금화가 진행되면 한일관계는 정말 최악이 된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이달 중으로 검토되는 한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전체 분위기를 앞으로 진행해 현금화가 절대로 되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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