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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아이들 협상카드로 사용해서야”… 野 작심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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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일 “안타까운 사고로 아이들을 떠나보낸 것도 원통한데 우리 아이들을 협상 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절규까지 만들어선 안 된다”며 주문하는 형식으로 자유한국당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들을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 흥정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한국당이 지난달 29일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신청하면서, 이른바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민생 법안조차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마비사태에 놓여 있다”며 “민생보다 정쟁을 앞세우고, 국민보다 당리당략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정치가 정상적인 정치를 도태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선진화를 위한 법이 오히려 후진적인 발목잡기 정치에 악용되는 현실을 국민과 함께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국민의 생명·안전, 민생·경제를 위한 법안들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소중한 법안들로, 하루속히 처리해 국민이 걱정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걱정하는 국회로 돌아와 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국회의 예산안 처리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국회의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기한을 넘기게 됐다”며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 위법을 반복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내외적 도전을 이겨나가는 데 힘을 보태며 최근 살아나고 있는 국민과 기업의 경제 심리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기회복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예산안 처리에 국회가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여야 극한 대립으로 국회 ‘올 스톱’…문희상 의장 “예산안 처리 시한 못 지켜 송구스러워”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과 더불어민주당의 본회의 불참으로 국회가 ‘올스톱’한 가운데 이날에도 양당은 충돌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향해 필리버스터 신청을 철회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 신청을 공식 철회하고 국회를 정상 운영하겠다고 공개 약속할 때만 예산안과 법안을 협상하겠다”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야당과 예산안과 처리 가능한 민생 법안을 정기국회 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반응을 지켜본 뒤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과 별도의 협상을 통해 꽉 막힌 국회 상태를 풀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민식이법이 통과하지 못한 책임은 여당에 있다며 ‘강 대 강’으로 맞섰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불법적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민식이법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는데, 왜 여당은 아직도 묵묵부답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면 한국당이 ‘유치원 3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한국당의 제안을 거절하고 있다. ‘유치원 3법’은 본회의에 부의돼 60일이 지나 본회의에 자동 상정됐다. 원포인트 국회에서 ‘민식이법’ 등을 1순위로 두더라도 유치원 3법이 자동 상정돼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회 의사과는 원내대표가 합의할 경우 사전에 유치원 3법을 본회의 자동상정 목록에서 뺄 수 있는지 유권 해석을 하고 있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오늘은 헌법이 정한 2020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이지만, 결국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입법부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 의장은 “여야 모두 엄중한 민생경제 상황을 상기해야 한다”며 “예산안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통과돼야 한다. 밤을 새워서라도 예산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주문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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