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6457217 0032019112356457217 02 0210001 6.0.19-RELEASE 3 연합뉴스 0 false true true false 1574460003000 1574460021000 related

[SNS 세상] 청년임대주택 입구에 '쓰레기 더미'가 쌓인 이유는?

글자크기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김민호 인턴기자 = 서울의 한 청년임대주택에 각종 쓰레기가 든 대형 봉지 수백개가 넉 달 넘게 쌓여있는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네이버 카페 '국민임대아파트들어가기 공공임대아파트'의 '매입임대방' 게시판에는 '청년임대주택 신중하게 지원하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네이버 아이디 'scar****')는 "분리수거 하거나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쓰지 않아서 구청에서 수거하지 않고 있다"며 "음식물 쓰레기에 담배꽁초, 각종 생활 쓰레기 등이 뒤섞여 벌레가 꼬이고 악취까지 났다"고 전했다.

게시물 속 사진을 보면 공동주택 1층 입구 주변은 일반 비닐봉지에 넣어 버린 쓰레기와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내버린 음식물 등이 가득했다.

연합뉴스

[네이버카페 캡처]



해당 주택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년 매입임대주택'으로 2개 동에 29세대가 살고 있다. 올해 초 LH가 2년간 거주할 예비입주자 87명을 모집했을 때 신청 건수가 400건을 넘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입주민들의 의식 부족을 꼬집었다. 네이버 아이디 '거미**'은 "아무리 임대주택이라고 하지만 주인의식의 부재가 초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고, 아이디 'whdr**'은 "종량제 봉투만 사용해도 해결될 문제인데 함께 쓰는 공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직접 찾아간 이 임대주택 입구에는 외부인이 접근하기 힘들 정도로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차 있었다. 여행 가방이나 가구 등 폐기물 스티커를 붙인 채 버려야 하는 대형쓰레기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봉투째 내놓은 음식물 쓰레기에서는 썩은 내도 풍겼다.

해당 게시물의 작성자이자 입주민인 A씨는 "다른 이웃이 쓰레기 문제로 LH 측에 연락했는데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하더라"며 "입주민만으로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LH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좋겠다. 관리비도 매달 내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쓰레기로 가득 찬 공공임대주택 주차장
[촬영 김민호]



그러나 LH 관계자는 "세입자들이 처음 계약할 때 지켜야 할 사항이나 주의 사항 등을 안내할 때 쓰레기 처리에 관한 내용도 있다"며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고 재활용품을 따로 분리 수거하는 것은 입주민의 의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공공임대주택 관리는 업무 부담 등 이유로 외주 업체를 쓴다"며 "업체 관리인 1명이 자치구에 있는 모든 임대주택을 관리하고 있어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쓰레기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자 관할구청도 나섰다.

성북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지난달 말 LH 공사를 상대로 청결 명령을 내렸다. 공공임대주택이라도 사유지에 속하기 때문에 건물주인 LH 공사로 통보된 것"이라며 "최근에 청소 업체를 불러서 쓰레기를 치운 것까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리 시스템이 갖춰지고 분리수거 제도가 자리 잡은 일반 공동주택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일"이라며 "입주민의 거주 기간이 한정적이고, 관리 체계가 꼼꼼하지 못한 공공임대주택 특성 탓에 벌어진 일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쓰레기로 가득 찬 공공임대주택 주차장
[촬영 김민호]



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은 이와 같은 쓰레기 문제나 층간 소음 등 갈등이 생기거나 문제가 발생해도 민원을 제기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호소한다.

입주민 A씨는 "임대주택에 입주한 이들의 의식 부족도 있겠지만 이웃에게 피해를 줘도 제재할 관리자나 민원을 호소할 창구가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법 제33조에 따르면 시장·군수·구청장은 관리나 하자 보수 등으로 임대주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임대주택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임대주택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든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주택정보관리팀 관계자는 "작년 말에 구로구, 올해 4월에 중구 두 곳이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했다"며 "각 자치구에 설치를 권고하고 있으나 인력 부족이나 예산 마련의 어려움 등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반 분양주택보다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이 자율 관리 노력이 부족한 편이므로 정기적인 방문 점검 등 관리자의 역할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순히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현재 거주자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공공주택이 주거의 한 축으로 자리 잡는 데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특히 분쟁조정위원회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입주민들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창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분리수거장이 무색하게 버린 쓰레기들
[촬영 김민호]



shlamazel@yna.co.kr

nowher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