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부모 "文정부 왜 北인권 외면하나… 전세계 숨겨진 北자산 샅샅이 찾아낼 것"

한국 방문해 납북문제 관심 호소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대표 만나

"북한이 사람을 잘못 골랐습니다. 죽을 때까지, 북한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싸울 겁니다."

북한 납치 피해자인 미국 대학생 고(故) 오토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씨는 22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의 납치 및 억류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을 위한 국제결의대회'에서 "우리는 부모로서 (북한 정권의 붕괴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인 납북 피해자 고(故)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왼쪽 둘째)씨가 2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납북·억류 피해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그는 "비핵화 협상을 핑계로 북한 인권을 논하지 않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살해해도 된다'는 얘기와 같다"며 "왜 문재인 대통령이 (납북 피해자들을) 돕지 않는지 이유를 물어야 한다"고 했다. 웜비어는 2016년 북한을 관광하다 17개월간 억류됐고 2017년 6월 미국으로 송환된 지 6일 만에 사망했다. 6·25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사장 이미일) 초청으로 서울을 찾은 웜비어 부모는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했지만 청와대의 거부로 불발됐다.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씨는 북한의 범죄를 막기 위해 세계 곳곳에 은닉된 북한 자산을 샅샅이 찾아내겠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베를린에서 불법 운영하는 유스호스텔을 통해 월 6만~10만유로를 버는데 이것도 문 닫게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웜비어 부모는 작년 4월 미 법원에 대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배상금을 받기 위해 미국이 압류한 북한 화물선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청구서를 냈다.

이번 행사를 후원한 시나 폴슨 서울유엔인권사무소장은 "(북한 인권에 대해)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정훈 전 외교부 북한인권대사는 "같은 민족의 인권 유린에 침묵하는 것은 반국가적인 발상이며 범죄에 대한 방조 행위"라고 했다.

웜비어 부모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 "(웜비어의 죽음은) 사고가 아닌 (북한 정권의) 의도적 행위"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북한에 강력한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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