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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LPGA 어워즈 수상보다 더 주목받은 이정은6·고진영의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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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선수 고진영-신인상 이정은6

한국 선수들 LPGA 주요 부문 휩쓸어

영어 소감, 이정은6은 소렌스탐 칭찬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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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LPGA 신인상을 받은 이정은6.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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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한국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어워즈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리츠 칼튼 리조트 메인 볼룸. 한 시즌을 결산하는 행사에 주요 부문 수상자는 두 한국 선수 고진영(24)과 이정은6(23)의 몫이었다. 두 선수의 수상에 시상식은 더 빛났고, 말 그대로 한국 선수들의 잔치처럼 느껴졌다.

이미 둘은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앞서 일찌감치 주요 부문 수상을 확정했다. 올 시즌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거둔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상을, 지난 6월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던 이정은6은 신인상을 받았다. 둘은 'LPGA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으로부터 메이저 대회 우승자가 받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도 받았다.

이날 둘의 수상 못지 않게 주목받은 건 영어 연설이었다. 특히 이정은6의 영어 연설은 이날 가장 큰 화제였다. 원래 이정은6은 미국 진출 이후, 꾸준하게 개인 교사와 매니저 등을 통해 영어 교육을 받고는 있지만, 아직 유창하게 구사하는 수준은 아니다. 다만 지난 9월초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프 투어 행사 때 "시상식에서 영어 연설을 하겠다"는 공약을 세운 바 있다. 이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이정은6은 공들여 준비해왔고, 이날 수상 소감 발표에선 준비해온 원고를 따로 보지 않고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했다. 그는 "영어로 소감을 말하게 돼 긴장된다. 영어를 잘 못하지만 이해해주길 바란다"는 말로 시작해 자신의 LPGA로 온 과정, 초반 걱정했던 감정과 성취, 감사 인사까지 완전하게 자신이 하고 싶어했던 표현을 다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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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LPGA 어워즈 신인상 수상을 한 이정은6(왼쪽)이 안니카 소렌스탐(가운데)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 [사진 LPGA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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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6의 수상 소감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신인상을 전달한 소렌스탐은 이정은6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올해의 선수상 시상을 위해 연단에 선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도 칭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정은6은 시상식 이후 "연습한 스피치를 많은 분들 앞에서 자신있게 잘 한 것 같아서 뿌듯한 밤이다.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쳐줄 때 감정이 북받칠 만큼 감사했다"면서 "처음엔 걱정도 많이 하고, 겁도 많이 먹었는데 큰 선물을 받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은퇴하고나서 후회하지 않을 만큼 많은 걸 이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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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LPGA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받은 고진영.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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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수상 소감은 평소 영어로 비교적 의사 표현을 잘 하는 고진영에게도 '넘어야 할 산'이었다. 이날 고진영은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받은 직후에 간단하게 소감을 밝힌 뒤에 올해의 선수상을 받고나선 자세하게 다시한번 소감을 전했다. 고진영은 "오늘은 아름다운 밤이다"라는 재치있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고, "특별한 밤에 고마워할 사람이 많다. 많은 지원을 해 준 부모님 사랑한다.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 내 꿈을 이루는데 믿음을 주셨다.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에게도 감사하다. 특히 내일 그가 생일이다.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SM, 후원사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우 특별한 일이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라 더 좋은 선수가 되는 시작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 밤을 즐겨달라"며 소감을 마쳤다.

고진영 역시 시상식 이후에 "영어를 해야 하는 고비를 넘긴 것 같아 한시름 놨다. 남은 3일은 영어 스트레스 없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겠다"면서 "스피치 연습을 많이 했는데, 만족할 만큼 영어를 했다. 언제 올 지 모르는 이 밤을 즐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고, 좋아해주시는 걸 보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동기 부여가 됐다. 이 무대에 올라오는 기분이 좋은데, 내년에도 투어 생활하는 내내 계속 올라올 수 있도록 실력을 갈고 닦겠다"고 덧붙였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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