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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작년 韓기업 순익 5년만에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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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본격화한 지난해 국내 기업의 순이익이 5년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2017년 말부터 국내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락세가 본격화했지만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획일적인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드라이브를 걸면서 오히려 기업 실적 악화를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기업활동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근로자 50인 이상·자본금 3억원 이상) 기업 1만3144곳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62조400억원으로 1년 전(173조1280억원)보다 6.4% 감소했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2013년(-17.2%) 이후 5년 만이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2014년(5.7%)부터 2017년(36.1%)까지 4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기업 순익이 줄고 매출은 둔화하면서 매출액 1000원당 순익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기업의 매출액 1000원당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66원으로, 전년 대비 7.9원 감소했다. 2018년은 문재인정부 출범 2년 차를 맞아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본격화한 시점이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과 획일적인 주52시간 근무제 적용으로 기업들이 역풍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뜩이나 시장 상황이 안 좋은데 16.4%에 달하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로 인건비에서 오는 원가 상승 요인이 국내 제조업 실적 악화에 직격탄이 됐다"고 지적했다. 업종별 실적을 보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여파는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높은 도·소매업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2017년 대비 총 4조5800억원 감소해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산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제조업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 역시 4조640억원 줄어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최정수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조선업,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제조산업이 구조조정을 겪으며 기업 순이익이 악화했다. 작년까지는 반도체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지만, 제조업 전반의 부진을 만회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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