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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업소 ‘빨리빨리’ 여전한데…배달 오토바이 폭주만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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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경찰청, 다음달 1일부터 이륜차 암행단속·난폭운전 기획수사

“신속배달 경쟁 방치하고 단속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안일” 비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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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치기’(차량 간 주행)를 재미로 하나요? 고객과 업소의 독촉은 그대로 두고 오토바이 단속부터 한다니 이해가 안되네요.”

22일 오토바이 배달노동자 ㄱ씨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배달업체들 간 경쟁으로 오토바이 사고가 늘면서 고용노동부와 경찰청이 다음달 1일부터 이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설 계획을 밝히자 ㄱ씨같은 배달노동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배달경쟁은 방치한 채 단속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안일한 발상이라는 비판이다. “비가 오거나 배달이 몰려 늦어지면 독촉 전화 때문에 전화통에 불이 나요. 여러 배달을 ‘묶어가야’ 최저임금 수준의 돈을 벌 수가 있고요. 신속배달을 무리하게 보장할수록 배달노동자의 위험한 운전은 비례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죠.”

고용노동부와 경찰청은 앞서 21일 “주문 배달 문화가 확산하고 1인 가구가 늘면서 이륜차 운행이 급증하고 있다”며 “신속한 배달을 하려다 고위험 법규 위반을 하는 일이 많아 다음달 1일부터 집중단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단속은 오토바이 사고가 잦은 곳 등에서 경찰관이 순찰차가 아닌 차량을 탄 채 고성능 캠코더로 고위험 위반행위를 암행 단속하고 난폭운전에 대한 기획수사를 벌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런 식으로 적발된 오토바이 운전자가 배달업체 소속일 경우 경찰은 업소에 방문해 운전자에게 범칙금과 벌점을 부과하고, 상습위반 운전자가 속한 배달업체 업주에 대해선 관리·감독 여부도 확인한다.

정부의 방침을 두고 빠른 배달을 할 수밖에 없는 경쟁 구조는 내버려둔 채 배달노동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시민 안전을 위한 단속을 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쿠팡은 ‘로켓배송’을, 배달의민족은 ‘번쩍배송’을 내세우고 사업주들이 빠른 배송을 하겠다며 앞다퉈 나서는데, 고용노동부가 배달노동자만 단속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도 앞서 21일 낸 성명에서 “일부 배달노동자의 난폭운전을 옹호할 생각은 없으나 단속만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정부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 배달노동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원인은 빠른 배달을 요구하는 고객과 그에 부응해 수익을 올리려는 플랫폼 기업과 음식점에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짧은 시간에 많은 배달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것이 배달 산업의 구조이고 배달노동자는 시간당 4~5건은 배달해야 최저임금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배달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단속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경찰청이 이륜차 안전을 위해 협력한다는 취지에서 공동 보도자료를 낸 것일 뿐 우리가 단속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배달노동과 관련해 위험지대에 신호알람을 넣는 식의 서비스 지원을 하고 보호조치를 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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