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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나약하게 자랐나 보네" 고인 향한 험담에 유족 가슴 멍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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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잊어라" "너는 뭐 했어?" 말도 상처

위로되는 말, "많이 힘들었겠다" "네 잘못 아냐"

유족들 동료지원 활동가로…다른 유족 치유

뉴시스

[세종=뉴시스]'위로가 되는 말, 상처가 되는 말' 설문조사 결과 가장 많이 응답한 5개의 말. (그래픽=중앙심리부검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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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가족을 갑작스럽게 잃은 이들은 '불효자다, 나약하게 자랐나 보네'와 같은 고인에 대한 험담에 가장 많이 상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힘이 되는 말은 '많이 힘들었겠다'였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세계 자살 유족의 날'을 맞아 22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성북구 삼청각 일화당에서 2019년 세계 자살 유족의 날 기념행사 '치유와 희망'을 개최했다.

'세계 자살 유족의 날'은 미국에서 부친을 자살로 잃은 해리 리드 상원의원의 발의로 지정돼 1999년부터 매년 추수감사절 전주 토요일에 기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올해로 세번째다.

이번 행사에서는 '자살 유족 권리선언 캠페인'과 '동료지원 활동가 발대식'이 마련됐다.

복지부, 경찰청,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등 관련 기관 관계자가 자살 유족에게 '위로가 되는 말'과 '상처가 되는 말'을 선포하는 '자살 유족 권리선언 홍보활동(캠페인)'을 진행했다.

2018년 심리부검·면담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자살사건 발생 시 유족의 71.9%가 자살에 대한 편견, 자책감 등으로 고인의 자살을 주변에 사실대로 알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9월2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유족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1차 93명, 2차 68명)에 걸쳐 '위로가 되는 말, 상처가 되는 말' 설문조사를 진행, 가장 많이 응답한 말을 5개씩 선정했다.

위로가 되는 말은 ▲많이 힘들었겠다 ▲네 잘못이 아니야 ▲힘들면 실컷 울어도 돼 ▲고인도 네가 잘 지내기를 바랄 거야 ▲무슨 말을 한들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등의 순서로 응답률이 높았다.

상처가 되는 말로는 ▲불효자다, 나약하게 자랐나 보네 등 고인에 대한 험담 ▲이제 그만 잊어라 ▲너는 고인이 그렇게 될 때까지 뭐 했어? ▲왜 그랬대? ▲이제 괜찮을 때도 됐잖아 순으로 꼽혔다.

'위로가 되는 말 알리기' 캠페인 등 '자살 유족 권리선언 캠페인'은 12월 한 달간 라디오 방송을 통해 진행된다.

사별의 아픔으로부터 회복된 유족이 또 다른 유족의 치유를 돕고 당당히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동료지원 활동가 양성을 위해 유족으로 구성된 '동료지원 활동 준비위원회'가 위촉됐다.

'동료지원 활동 준비위원회'는 동료지원 활동가가 지역사회의 유족 자조 모임을 진행하고 유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및 서비스 홍보에 나선다. 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동료지원 활동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나성웅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동료지원은 유족이 서로를 보듬고 권리선언은 우리 사회가 유족을 보듬겠다는 의미"라며 "이번 기념식이 자살 유족에게 ‘치유와 희망’의 의미를 전하며 따뜻한 포용적 사회로 한 걸음 더 내딛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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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2019년 세계 자살 유족의 날 기념행사.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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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를 겪는 사람이 있어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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