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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스마트폰 만드는 애플에 5G 구축하라는 트럼프…"커피사업인줄 아나" 비아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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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세대 이동통신망(5G) 구축을 요청했다. 5G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국가 안보의 열쇠’라는 신념에 따른 것이지만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의 사업 구조를 고려하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여서 비아냥을 사고 있다고 CNN이 같은 날 보도했다.

21일(현지 시각) CNN비즈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의 맥프로가 만들어진 오스틴 텍사스의 제조 공장을 방문한 후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지난 20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애플 공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맨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딸 이방카 트럼프(맨 왼쪽)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로부터 제품 생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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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애플이 미국의 5G 구축에 관여할 수 있는지 봐달라고 했다"면서 "그들(애플)은 모든 것을 갖고 있다. 돈, 기술, 비전, 그리고 쿡도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은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뉴클레우스 리서치의 이안 캠벨 최고경영자(CEO)는 "(5G 통신망 사업이) 커피전문점 사업이라도 하려는 걸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5G 구축은) 애플에 큰 진전이 될 것이지만, 소비자 중심의 기업인 애플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관련 논평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진 않았다. 차세대 무선 기술인 5G는 기존 4G보다도 속도가 100배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시티 등 기술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애플과 다른 기술 회사들은 5G를 이용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길 꿈꾸고 있다. 그러나 5G를 건설하는 어떤 회사라도 네크워크 인프라를 소유하고 이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즉 무선 셀 타워와 광섬유 케이블을 지상에 둬야하는데, 애플은 이를 갖고 있지 않다

미국 무선 시장의 주요 기업들 역시 이미 가능한 한 많은 도시에서 5G를 널리 사용할 수 있도록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존 장비에도 불구하고 무선 경쟁업체들은 5G를 구축하기 위해 자본을 쏟아 붓고 있다. CNN의 모회사인 AT&T는 5G에 연간 200억달러를 지출하고 있고 버라이즌은 17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이 정도 수익이 생기면 애플은 텍사스 오스틴에 17개의 새로운 캠퍼스도 지을 수 있다. 앞으로 몇년 간 회사가 기대하는 서비스사업에도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다. 애플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TV+에 60억달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안 캠벨 CEO는 "그 시장에는 이미 강력한 기업들이 많다"면서 "애플은 생산시설이나 지원능력이 없어 시계나 유행하는 휴대폰에 매달리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애플이 아예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수 없다는 것은 아니라고 CNN비즈니스는 전했다. 이미 수천억달러의 현금을 갖고 있고 그것은 중요한 전략적 전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잠재적으로 무선 통신업체들이 5G의 출시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5G 기능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내년에 5G 휴대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많은 미국 국회의원들은 중국이 현재 5G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미국이 중국보다 5G를 먼저 가지고 있는 것이 ‘국가 안보의 열쇠’로 보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 기술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이것이 쿡 CEO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쿡 CEO는 5G 전후에 이 기술 변화의 잠재적인 리더로 남아 있다"면서 "중국은 5G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미국에는 팀 쿡과 애플이 있다"고 말했다.

[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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