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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아세안 퍼스트 신남방정책 2.0…美·中 의존 교역구조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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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최태범 기자, 세종=박경담 기자, 김성휘 기자] [편집자주]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한-메콩 정상회의가 25~27일 부산에서 열린다. 아세안 10개국을 합치면 우리나라의 교역 상대로 2위, 연간 상호 방문자만 1100만명이 넘는다. 아세안이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부쩍 가깝게 다가온 가운데, 신남방정책 2.0 추진의 기폭제로 여겨지는 이번 회의의 의미와 과제를 짚어본다

[한·아세안 스페셜 비전]





김정은 부산행 무산됐지만…文 '아세안 퍼스트' 레벨업 올인

머니투데이

그래픽=김지영 기자



문재인 정부가 오는 25~27일 부산 한국-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신남방정책을 업그레이드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문은 최종 무산됐지만, 아세안을 대한민국의 최고 교역 대상 지역으로 레벨업해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외교 지형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2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하는 친서를 지난 5일 보낸 것, 우리 측이 '김 위원장이 아니라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모두 공개하며 이에 대한 거부의사를 밝혔다.

통신은 "과연 지금 시점이 북남 수뇌가 만날 때인가. 판문점과 평양, 백두산에서 한 약속이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는 지금 시점에 형식뿐인 북남수뇌상봉은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며 "국무위원장이 부산에 가야할 합당한 이유를 끝끝내 찾아내지 못한데 대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의 참석이 어려워진 만큼, '경제'에 있어서는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한국-아세안 교역규모는 11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추세를 볼 때 올해 전체 교역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수준(1600억 달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의 목표는 2020년 교역규모 2000억 달러 달성이다.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 개념을 제시하며 직접 밝혔던 목표다. 남은 1년 동안 400억 달러 수준의 교역규모 확대가 있어야 한다. 청와대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한 환경조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부산 특별정상회의 직후에는 '신남방정책 2.0' 비전 마련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관련 용역 리서치도 시작했다. 신남방정책 2.0은 내년 중 발표 시점을 정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한 단계 도약한 한-아세안 관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비전, 차기 정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해 '아세안 퍼스트'의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교역규모를 밝히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면서도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될 것이다. 아세안은 도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장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교역규모의 '레벨업'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문재인 정부의 성과라고 한다면, 박근혜 정부 시절 내리막세를 보이던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를 반등시키고, 역대 최고 수준까지 키웠다는 것에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교역규모 1위인 중국과 비교하면 1000억 달러 내외의 차이를 보인다. 아세안은 3위인 미국과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교역 규모 자체를 미국 보다 중국에 가까울 정도로 격상시켜 한-아세안을 '1위 그룹'으로 만드는 게 숙제인 셈이다.

부산이 '레벨업'의 열쇠를 쥐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 10개국 모두와 양자 정상회담을 계획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한-아세안 공동비전' 성명과 '한강-메콩강 선언' 등 협력 강화의 계기도 마련한다.

필리핀·말레이시아와의 FTA(자유무역협정)는 부산에서 결과물이 나올 게 유력하다. 한-아세안 스마트시티 협력 합의문 도출 등을 통한 ICT(정보통신기술) 중심 경제협력 강화 방안도 모색한다. 인도네시아와의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는 이미 지난 10월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이 국가의 백년지대계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 경제의 4강 의존도를 낮추고,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 아세안에 있다는 것. 대외 리스크에 휘청해온 한국 경제·외교의 취약점을 신남방정책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복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남방 지역은 명실공히 우리가 외교, 정치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성공할 경우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 비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최경민·최태범 기자


'경제 돌파구' 아세안서 찾는다…내년 교역 2000억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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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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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속도가 빠르고 시장 규모도 거대한 ASEAN(아시아국가연합)이 한국 경제를 재도약시킬 발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자동차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등 국내 기업도 경영 활로를 아세안에서 모색하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아세안은 총인구 6억5000만명, GDP(국내총생산) 2조9000억달러의 시장이다. 아세안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필리핀 등 10개국으로 이뤄졌다.

시장 규모보다 더 주목받는 건 잠재력이다. 가장 큰 강점은 '젊음'이다. 아세안 국가 평균연령은 30대다. 연평균 성장률도 5%대로 가파르다. 빠른 성장, 젊은 인구 덕분에 중산층은 두터워지고 있다.

그 동안 소규모 개방경제국가인 한국은 중국 등과의 교역 확대를 바탕으로 경제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특정국가에 의존하는 교역구조는 양날의 검이었다.

아세안 손 잡고 중국 의존 탈피

중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미-중 무역분쟁 등은 한국 경제를 직접 위협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2% 내외로 예상되는 등 저성장 배경에는 의존적인 교역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아세안은 미국,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인 것이다.

한국과 아세안은 1989년 대화를 시작한 이후 경제협력을 확대했다. 1980년 26억달러에 불과했던 한국과 아세안 간 교역액은 지난해 1599억달러로 불어났다. 국가·지역별로는 중국에 이어 한국의 제2위 교역국이다. 내년 교역액 목표는 2000억달러로 40년 만에 77배 늘어나게 된다. 아세안 입장에서도 한국은 중국, 유럽연합, 미국, 일본에 이은 5위 교역국이다.

한국과 아세안 간 경제협력은 2007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이후 속도를 냈다. 한국과 아세안은 2007년 상품 부문, 2009년 서비스·투자 부문을 개방했다. 아세안 최대 국가 중 하나인 베트남과는 2015년 양자 FTA를 체결하면서 개방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였다.

한-아세안 교역액, 40년 만에 77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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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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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자동차 생산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등 아세안을 향한 투자도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아세안은 미국, 유럽연합에 이어 한국의 3위 투자대상국이다. 신시장으로 부각받던 중국은 이미 제쳤다. 낮은 인건비, 법인세 혜택 등이 국내 기업을 사로 잡았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아세안에 진출한 국내 제조업체는 523개다. 특히 베트남 진출 기업이 415개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은 238개로 아세안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인적교류 역시 활발하다. 2017년 아세안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지역(787만8000명)이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아세안 방문객은 246만2000명, 아세안을 방문한 한국인은 89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 확대, 한류가 큰 몫을 했다.

문재인정부는 한-아세안 경제협력을 더 심화시키기 위해 신남방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타결을 선언한 한-인도네시아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이어 말레이시아, 필리핀과의 FTA 성사도 가시권이다. 청와대는 오는 25~27일 열리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말레이시아·필리핀과의 FTA 타결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세종=박경담 기자


文대통령 주장한 "아세안 시대" 의미…'한국주도' 경제외교

머니투데이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보고르 대통령궁 인근 쇼핑몰에서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을 입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우리의 미래다. 21세기는 아세안의 세기."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전반기 동안 이같이 밝혀왔다.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한 첫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정도로 신남방정책에 힘을 줘 온 문 대통령이다. 대(對) 아세안 외교를 4강(미국·중국·일본·러시아) 수준으로 격상하겠다는 비전도 빼먹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아세안을 주목했다. 당선 직후였던 2017년 5월 한국 대통령 최초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아세안 특사로 파견했고, 아세안 협력 TF(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다. 같은해 8월에는 한반도가 아세안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거꾸로 세계지도'를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의 문제 의식은 우리나라의 외교와 경제가 지나치게 4강 중심, 특히 미국과 중국 위주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G2(주요2개국)라는 헤게모니 국가 사이에 끼어서 외교도 경제도 종속된 상태가 지속돼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집권 초부터 미국의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경제가 휘청하기도 했다.

신남방정책의 목표로 2020년까지 한-아세안 교역액 2000억 달러 달성을 잡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6년 기준 한-중국 교역액이 2110억 달러, 한-미국 교역액이 1100억 달러였다. 중국과 같은 수준, 미국의 2배 수준에 달하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했던 것이다. G2에 대한 외교·경제 의존도를 분산할 수 있는 제3의 지대를 개척해 나가겠다는 의도였다.

아세안은 G2와 같은 '헤게모니 파워'가 아니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외교·경제 정책을 펴 나갈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문 대통령이 인식한 이유다. 우리 경제가 강대국의 '종속변수'를 넘어, 주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 신남방정책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자주외교' 구상의 종착점은 '교량국가 비전'으로 이어진다. 한반도 평화를 바탕으로 중앙아시아와 아세안 지역을 연결하는 외교·경제 블록을 구축하는 비전. 특히 아세안은 또 하나의 거대 시장인 인도 진출을 위한 교두보이기도 하다. 인도부터 유라시아 지역을 포괄하는 한국 만의 리더십 확보를 위해서라도 신남방정책은 필수인 셈이다.

아세안은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산업, 금융 등 다방면에서 우리가 아세안을 이끌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류를 바탕으로 한 문화적 소프트파워까지 갖췄다.

경제발전을 노리는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과 교류확대를 원한다. 현지에서 "역대 한국 정부는 말만 했지 실질적 투자를 하지 않았는데, 문재인 정부는 달라졌으면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 아세안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괜찮은 투자처'다.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으로 불리는 곳이 아세안이다. 지난 30년 간 아세안의 교역은 9배 늘었고, 아세안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액(FDI)도 12배 증가했다.

아세안은 10개국 평균 연 5%대의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인구는 6억5000만명에 달하는데 평균 연령은 30대다. 원유·가스·목재 등 천연자원도 풍부하다. 한국의 제1위 해외 인프라 수주시장 역시도 아세안이다. 한국의 기술·자본이 진출해 '윈-윈'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는 25~27일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자주외교'의 새로운 기회로 인식되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최근 아시아 지역 언론 연합인 아시아뉴스네트워크(ANN)에 기고문을 내고 "아세안은 세계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경제 공동체"라며 "한국이 강점을 가진 교통인프라, 스마트시티, 첨단 과학기술 등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혁신 역량을 함께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경민 기자


메콩 5개국과 '한강-메콩강 선언' 협력의 물길 바뀐다

머니투데이

아세안 10개국과 메콩국가(5개) 현황/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메콩강은 지금의 중국인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 동남아시아 지역을 관통해 남중국해로 흐른다. '메콩 5개국' 즉 메콩강이 지나가는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그리고 베트남에게 이 강은 젖줄이자 어머니의 강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27일 부산에서 이들 5개국 정상과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갖고 한강-메콩강 선언을 발표한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중에서도 메콩이 주목되는 건 메콩강 유역 개발이 역내 통합을 심화하고 세계 번영에 기여하자는 아세안공동체 2025 비전의 핵심 과제여서다.

아세안의 시급한 숙제 중 선발 6개국과 후발 4개국간 개발격차 축소, 즉 역내 균형발전이 있다. 메콩국가 중 태국을 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그리고 베트남(CLMV)이 바로 후발 4개국이다. 1990년대부터 메콩강 유역 개발을 위한 협의체인 '대메콩유역'(GMS)이 활동했고, 태국 주도로 2003년 11월 5개국 경제협력전략 협의체가 출범했다.

이들은 사회주의 체제였다가 자본주의-민주주의로 나선 체제전환국이란 공통점이 있다. 상대적 저개발 상태이고, 그만큼 경제성장세가 강하다. 특히 베트남은 '박항서 매직'이 통할 만큼 사회가 역동적이다.

한-메콩 관계는 중국, 일본보단 늦게 출발했다. 1차 한-메콩 외교장관 회의는 2011년 열렸다. 이때 한강 선언을 채택, 마치 한강의 기적처럼 메콩강의 기적을 일구자는 데 양측이 뜻을 같이했다. 이후 줄곧 외교장관 회의체였다. '한강 선언' 8년후 정상회의로 수준이 높아진 한-메콩은 이제 한-아세안 협력 심화의 주요 부분이다.

5개국 모두 불교전통이 강한 것도 특징이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과 25일 환영만찬 외에 26일 메콩 국가들과 별도의 만찬을 갖는다. 불교문화를 고려, 우리나라 사찰음식을 제공한다.

아세안 바깥에서 메콩유역 국가에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건 중국이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GMS 회원국이다. 태국에 자리한 '메콩연구소'는 중국과 메콩 5개국 등 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2016년 란창-메콩 1차 정상회의에선 2년마다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메콩강의 시작인 중국측 강이 란창강이다.

중국 입장에서, 메콩강을 통해 남중국해에 도달할 수 있는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는 동남아 지역의 일대일로 벨트에 포함되는 중요 공략대상이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이 메콩강변에 있다.

일본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유상원조를 폈다. 이는 메콩국가들의 인프라 개선에 집중됐다. 일-메콩은 2009년 첫 정상회의를 열고 약 50억달러의 메콩지역에 대한 ODA(공적개발원조) 계획도 발표했다. 미국-메콩 또한 외교장관 차원의 협의체를 운영중이다.

김성휘 기자


中日 '규모의 경제' 넘고, '제2의 베트남'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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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의 '규모의 경제'를 넘고, '제2의 베트남'을 찾는 것. 신남방정책의 성패는 여기에 달려 있다.

20일 국립외교원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대(對)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신규투자은 48억 달러 수준이다. 일본(220억 달러)의 5분의1에 그쳤다. 2016년말 중국(103억)의 반절에도 못미쳤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으로 한-아세안 교역규모가 지난해 사상 최고인 1600억 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중국과 일본에 비해서는 돋보이지 않았다. 중국은 5000억 달러(2017년), 일본은 2300억 달러에 달했다.

아세안에서 '규모'로 중국과 일본을 이기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중국은 세계 2위,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다. 경제력에서 명백한 차이가 난다.

특히 일본은 1970년대부터 아시안에 진출해 일종의 헤게모니를 잡은 상태다. 태국·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주요 국가들의 제도는 친(親)일본에 가깝다는 평가다. 일본이 주력으로 삼은 자동차 모델에 세제혜택을 더 주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기업들이 현지 진출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다.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앞세웠다. 지리적으로도 가까워서 '차이나 머니'가 아세안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중이다. 한국과 일본의 교역액을 모두 합쳐도 중국에 못미치는 현실이 이를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는 해답을 소프트파워에서 찾았다. '군사력-경제력'으로 대표되는 하드파워에서 밀리는 상황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문화와 매력을 앞세운 소프트파워를 강조한 것이다. 신남방정책의 전면에 사람(People), 평화(Peace), 상생(Prosperity)이라는 3P 개념을 앞세운 이유다.

한국은 중국·일본과 다르게 '헤게모니 파워'가 아니라는 점을 앞세운다. 아세안의 경제를 장악하고 종속화시키는 국가가 아니라는 의미다. 오히려 아세안 발전의 동반자가 돼 함께 '윈-윈'을 하겠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국이 아세안에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깔렸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식민지→내전→군사독재→경제발전→민주화'를 모두 이룬 나라다. 후진국·개도국 위주의 아세안 국가들이 한국을 롤모델로 삼으려는 이유다. 매력적인 문화 콘텐츠인 한류는 이런 경향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오는 25~27일 부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청와대는 '상생'과 '공동번영'을 앞세울 계획이다. 정상회의 의제는 물론이고, 각종 이벤트도 같은 컨셉이다. 한-아세안 만찬에 한국과 아세안 각국의 쌀을 섞어 만든 디저트 제공, 한국과 아세안 연주자들의 오케스트라 협연, 한-메콩 만찬 메뉴로 사찰음식 대접 등을 통해 '조화'와 '존중'을 앞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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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월5일 라오스 비엔티안 메콩강변에서 '한-메콩 관계 발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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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이외 지역과의 교역을 더욱 확대하는 시도 역시 필요하다. 현재까지 신남방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베트남 의존도가 워낙 높기 때문. 실제 올 3분기까지 전체 한-아세안 교역규모(1142억 달러)의 절반 가량(520억 달러)을 베트남이 차지했다. 2위 싱가포르가 148억 달러 밖에 되지 않았다.

2010년만 해도 130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한-베트남 교역액이 5배 이상 확대된 것은 분명 수확이다. 그러나 베트남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다른 아세안 국가와의 관계를 베트남 수준으로 격상해야 하는 게 숙제인 것이다.

정부는 인도네시아와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를 이미 체결했고, 이번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필리핀·말레이시아와 FTA(자유무역협정)를 노리고 있다.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와는 이번에 처음 개최되는 한-메콩 정상회의를 통해 교역 확대의 발판을 바련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이같은 환경조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환영만찬 사회는 정우성…미리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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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2019 아세안 환대주간(Korea Welcomes ASEAN! 2019 ASEAN Welcome Week)'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사진 제공=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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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열리는 제3차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와 1차 한-메콩 정상회의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이 참석하는 정상회의, 다양한 부대행사들로 채워진다.



2009년, 2014년에 이어 세번째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사람(People) 즉 인적교류와 공동 번영(Prosperity)을 두 축으로 한다. 사람, 번영은 '평화'(Peace)와 함께 신남방정책 3P를 이룬다.

◇23일 한-싱가포르, 24일 스마트시티 기공식

문 대통령 일정은 토요일인 23일부터 본격화한다. 서울에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23일)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24일)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24일 오후 부산으로 향해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기공식에 참석한다. 스마트시티는 한-아세안 협력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다.

◇25일 CEO 서밋, 대규모 환영만찬

25일에는 한국과 아세안 각국에서 참석하는 CEO(최고경영자) 서밋과 문화혁신포럼이 열린다.




문 대통령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각각 정상회담을 갖는다.

아세안 정상 내외가 참석하는 환영만찬도 열린다. 배우 정우성씨 사회로 진행하고 경제계 문화예술계 초청인사를 포함해 약 300명 규모로 치른다.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그룹 총수를 초대한 걸로 전해졌다.

◇26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스타트업 서밋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벡스코에서 열려 두 세션으로 진행한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 등 분주하게 움직인다. 스타트업 서밋, 혁신성장 쇼케이스 등도 진행된다. 오후엔 한-메콩 환영만찬도 연다.



◇27일 한-메콩 정상회의, 28일 말레이시아와 정상회담


문 대통령은 27일 한-메콩 정상회의 후 공동언론발표까지 마친 다음 서울로 복귀한다. 서울에서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27일)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28일)와 각각 정상회담을 한 뒤에야 '아세안 주간'이 마무리된다.

◇'혁신' 화두로 코리아세일즈..'조화·존중' 담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산행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CEO 서밋과 혁신성장, 스타트업 등 경제 일정이 부각된다. 정치외교적 상징성보다 실질적 성과를 노리는 셈이다.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이번에 한-필리핀, 한-말레이시아 FTA(자유무역협정) 타결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세안 스마트시티 건설에 한국이 참여하거나, 회원국들과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방안도 결실을 볼 예정이다.



아세안 환영
만찬(25일)은 '산의 맛', '바다의 맛', '땅의 맛'을 주제로 메뉴를 짰다. 한국과 아세안 각국의 쌀을 섞어 만든 디저트가 테이블에 오른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상의 흡연 여부도 파악하고 메뉴도 국가별 언어로 따로 메뉴판을 만들 만큼 하나하나 신경써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교역·투자, 인프라, 국방·방산, 농업, 보건, 개발협력, 문화·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활발한 협력수준을 한 단계 더 격상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폭넓고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아세안 각 국가의 지지를 재확인 할 것"이라며 "한반도를 넘어 역내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휘 기자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세종=박경담 기자 damdam@mt.co.kr,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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