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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 "소득은 국민연금뿐인데, 집 팔아 건보료 내라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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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건보료 아우성] [上] "보험료 계속 오를텐데" 불만 속출

소득 없는 만성질환자도 건보료…

농어민 부과체계 개편으로 건보료 27만→43만원 오른 농민 "농장 공시지가 올랐을 뿐인데…"

서울 강북구의 시가 4억원대 연립빌라에 살고 있는 김모(64)씨 부부. 낡은 빌라와 5년 된 준중형차가 유일한 재산이다. 소득은 부부 합산 290만원(연간 3480만원)의 연금이 전부다. 회사원인 아들의 피부양자로 건보료를 내지 않다가 지난해 7월부터 지역가입자 건보료(18만7000원·지난달 기준)를 내고 있다. 정부가 부과 체계를 바꿔서다. 당초 연금이 연 4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아들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었는데, 이 기준이 연 3400만원으로 강화됐다. 김씨는 "젊어서 성실히 일해 받는 연금 때문에 많은 건보료 부담을 지게 됐다"며 건강보험공단에 민원을 냈다. 하지만 "제도가 바뀌어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정부가 지난해 7월 피부양자가 될 수 있는 소득·재산 조건을 강화하는 걸 골자로 건강보험 부과 체계를 바꾸자 건보료 부담이 늘어난 은퇴자나 자영업자, 농민 등 지역가입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21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역가입자 민원은 2016년 189만7000건에서 2017년 188만2000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209만9000건으로 21만7000건이나 폭증했다. 부과 체계 개편 당시 복지부는 고소득층이나 고액 자산가 위주로 건보료 부담을 높인 것이라고 했지만, 저소득층이나 중산층, 은퇴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오히려 늘어나거나 소폭 줄어드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고소득자·고액 자산가 빼곤 부담 준다더니"

충북에 사는 최모(46)씨는 직장에 다니는 형의 피부양자였다가, 복지부가 장애인이 아닌 30~50대의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하면서 건보료를 내게 됐다. 그는 "장애인은 아니지만 만성질환이 있고 소득, 재산 모두 없는데 건보료 부과는 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지자체에 저소득층 대상 의료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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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가 내려간 지역가입자 상당수도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7월 부과 체계를 바꾸면서 "고소득자나 고액 자산가를 제외한 589만 세대의 보험료가 월평균 2만2000원 줄어든다"고 했다. 하지만 부산에 사는 한 가입자(61)는 건보료가 5만1750원에서 4만9890원으로 1860원 내리는 데 그쳤다. 그는 "소형 아파트 전세 보증금이 재산의 전부고 연금도 없어 보험료가 많이 내리는 축에 속할 줄 알았는데 기준이 뭔지 어이가 없다"고 했다.

제주도에 사는 박모(47)씨는 농어민 지원을 받아 작년 6월 27만원의 건보료를 내다가 지난달 기준 43만원으로 60%쯤 올랐다. 농어민 지원 여부를 가르는 소득과 재산 기준을 강화해서다. 박씨는 "연소득은 5500만원에서 5100만원으로 줄었고 농장 공시지가가 올랐을 뿐인데 건보료가 올랐다"고 토로했다. 작년 대비 8.03%(전국 평균) 상승한 공시지가가 오는 25일 고지되는 11월분 건보료부터 반영되면서 주택 등 부동산이 있는 지역가입자들의 건보료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비싼 집·고급차 가진 고액 연봉자는 재산에 안 매기는데 지역가입자만 봉"

건보공단에 민원을 내지 않은 지역가입자들도 납득할 수 없는 보험료 부과 기준에 불만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강북권의 시가 6억원대 아파트에 사는 자영업자 강모(47)씨는 "소득이 비슷한 아들 친구 아빠는 시가 14억원대 아파트에 살며 고급차 2대를 몰면서도 직장가입자라 보험료를 17만원만 내는데, 나는 23만원이나 내고 있다"며 "지역가입자에게만 차와 재산에 건보료를 매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은퇴자 상당수는 부과 체계 개편으로 보험료가 올랐다. 작년과 올 6월을 비교하면 60세 미만은 건보료가 6.9%(월 9만3717원→8만7271원)나 떨어진 반면 60세 넘은 은퇴자들의 평균 건보료는 같은 기간 0.2%(월 10만710원→10만911원) 높아졌다. 경남 창원에 사는 고모(61)씨는 "앞으로 보험료율이 계속 오를 텐데, 건보료 때문에 팔리지도 않는 집을 팔라는 얘기냐"고 했다.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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