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지성준 품은 롯데, 포수 구멍 메울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화와 2대2 트레이드 합의 / 계획적 행보 ‘안방마님’ 수혈 성공 / 투수리드·타격 등 주전급 기량 / 2020년 시즌 포수난 해결 여부 관심

세계일보

지성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나온 여러 명대사 중에서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는 구절이 일상에서 많이 인용된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영입이 절실했던 프로야구 롯데가 바로 이 영화 대사 같은 계획적 행보로 새 안방마님 수혈에 성공했다. 롯데는 21일 한화로부터 포수 지성준(25)과 내야수 김주현(26)을 받고 우완 투수 장시환(32)과 포수 김현우(19)를 한화로 보내는 2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지성준과 장시환이다. 올해 최하위로 추락한 롯데의 가장 큰 구멍은 포수였다. 이를 메울 대안으로 롯데는 지성준을 선택했다. 2014년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그는 2018년 99경기에 나서며 존재감을 보였다. 올해는 주전 최재훈에 밀려 5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투수리드에서 성장세가 빠르고 한방을 갖춘 타격도 좋아 주전급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9위로 시즌을 마감한 한화 역시 선발투수 보강이 절실했고 장시환의 영입으로 이를 해결했다. 장시환은 올해 27경기 125.1이닝을 던져 6승13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시속 150㎞의 빠른 공을 갖고 있기에 제구 문제 해결이 숙제다.

무엇보다 이번 트레이드는 취임 일성으로 전력 강화의 ‘프로세스’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던 성민규 롯데 단장의 스타일이 드러난 작품이다. 포수가 급한 롯데는 2019시즌 중반부터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하지만 롯데의 사정을 아는 다른 구단들이 좋은 거래조건을 제시할 리 없었다. 특히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이지영과 김태군이라는 좋은 포수들이 나왔기에 롯데가 조급했다면 이들을 잡기 위해 적지 않은 베팅을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성 단장은 포수 영입 ‘프로세스’를 만들고 그대로 실행했다. 우선 FA 포수에게 관심을 두기는 했지만 일정 조건 이상은 제시하지 않기로 정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두 선수 영입을 포기했다. 다음 과정은 2차 드래프트였지만 여기서도 당장 주전급 포수가 보이지 않았다. 이러자 다음 단계인 트레이드로 눈길을 돌렸고 한화와 물밑협상 끝에 협상에 성공했다. 만약 트레이드가 안 됐다면 성 단장의 다음 프로세스는 외국인 포수 영입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말 그대로 성 단장은 ‘계획’이 있었다.

한편 이날 SK와 KT도 선수 교환을 성사시켰다. KT는 거포 내야수 윤석민(34)을 SK에 내주고 포수 허도환(35)과 현금 2억원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에도 포수가 포함된 트레이드로 각 구단이 포수 자원 강화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