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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원팀’ 양정철·이재명 “민주당에 친문·반문 없다”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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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이재명-김경수 만찬…“선거 이야기는 없어” / 이재명, 대선 후보 경선 출마 당시 양정철과 상의

세계일보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달 28일 저녁 경기 수원시 모처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정부 국정과 경기-경남 도정 성공 및 민주당 총선 승리를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연구원 제공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양정철 원장은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내) 친문(친문재인), 비문(비문재인), 반문(반문재인)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양 원장은 이날 공개된 연구원 공식 유튜브 채널 ‘의사소통 TV’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동반 출연했다.

양 원장은 “2017년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우리당 창당 이래 당시 문재인·이재명·안희정 (후보의) 경선 만큼 아름다운 경선은 없었다고 본다”면서 “세 분이 각각 중도통합, 오른쪽 확장, 왼쪽 확장으로 환상적인 역할 분담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지자들이) 각각의 특성이 좀 달라 그런 게 과도하게 나타난 경향이 있다고 보는데 실제보다 부풀려져 비춰진다고 본다”며 “실제로 문 대통령, 이 지사, 안희정 전 지사를 지지했던 다수는 조용히 박수를 보내고 응원하면서 세 분이 힘을 합쳐 나라를 잘 이끌어갔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갈등이나 분열적 요소가 없다고 보지는 않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게 우리 당의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저희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 역시 “이것도 치유의 한 과정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또 방송 진행자가 “두 분이 사이가 아주 좋아보이는데 왜 지지자들은 안 좋다고 생각하는 거냐”고 묻자 “도대체 제가 왜 비문이 된 거냐”고 반문하며 웃기도 했다.

양 원장은 “대선 경선을 앞두고 이 지사와 소주 한 잔을 심하게 했다”면서 “그때 이 지사가 대선 출마 문제를 사적으로 저에게 이야기하기에 무조건 나가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당이 이기려면 멋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 중에서 이기는 분이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당시 문 대통령, 이 지사, 안 전 지사가 각축을 벌였는데 세 분이 각각 정치적 무기와 콘셉트, 컬러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상승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수원에서 진행된 양 원장과 이 지사, 김경수 경남지사의 만찬 회동 이야기도 나왔다. 두 사람은 그날 만찬 자리에서 선거 이야기가 나왔느냐는 질문에 모두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선거 이야기는 진짜 안 했다. 그건 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그런 걸 이야기하는 자체가 안 친한 사이인 거다. 그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했다.

양 원장 역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촌스럽다”면서 “이 지사와 김 지사는 지방행정부의 수장이지 않느냐. 그런 민감한 이야기들을 사석이라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부드러운 남자였던 것 같은데 강한 면이 점점 자리잡게 된 것 같다’는 언급에 “제가 주로 공격수 역할을 했지 않느냐. 소위 보수정권 속에서 시장 일을 했기 때문에 보통 누르면 엎어져야 하는데 제가 잘 안 엎어지는 스타일이라 눈에 많이 띄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양 원장은 “이 지사가 지난 10년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핍박도 많이 받고 그에 대해 시원하게 할 말을 하고 비판하는 공격수 역할을 했다”며 “참여정부 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 청와대에서는 제가, 내각에서는 유시민 전 장관이 공격수 역할을 했다. 지금도 이재명, 유시민, 양정철은 공격수고 피도 눈물도 없다는 이미지가 쉽게 안 없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경기지사는 12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 ‘친문(친문재인)’ 인사들과의 최근 잇단 회동의 배경에 대해 “일부의 오해 때문에 ‘원팀 정신’이 훼손되고 있는데, 중요한 정치행사를 앞둔 마당에 손잡고 함께 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2019 국회 우리 한돈 사랑 캠페인’ 행사 후 기자들로부터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양 원장의 제안이기도 했고, 김경수 경남지사도 이런 문제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촛불을 들고 국민이 만들어준 문재인 정부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사명 때문에,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게 옳지 않다고 해서 만든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최근 양 원장과 김 지사,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등 친문 핵심 인사들과 회동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 관련한 '이재명 구하기'라는 해석이 나온다는 지적에는 “재판은 법과 상식에 따라서 순리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큰 영향은 아닌 것 같다”며 “제가 죽은 것도 아니고, 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절차는 사법절차이고, 우리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의 입장에서 국민이 걱정하시지 않게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상고한 상태다.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지사직을 상실하게 된다.

전 의원이 최근 이 지사의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데 대해서 이 지사는 “그게 우리의 진짜 마음”이라면서 “저도 촛불정부의 일원이고, 모두가 가진 책임이 동일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갈등이나 오해가 없게 하려고 서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는 재판결과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저는 사필귀정을 믿는다. 합리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사직은) 도민이 부여한 의무니까 (대법원 판결 시점이) 올 연말이 되든 몇개월 후가 되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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