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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 강선영 첫 여성 항공작전사령관 "승수효과 내는 여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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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소장도 최초…"지상군 승리 보장 핵심전력…최강 전투력 만들자"

"나의 한계가 여군의 한계가 돼 극복하려 노력…조직에 활기 넣는 여군 돼야"

(이천=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여군과 남군의 차이가 남녀차별이 아니라 남녀유별로 느껴지도록 많이 개선했다고 본다. 승수효과를 발휘하는 여군들이 돼 줬으면 좋겠다."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강선영 신임 육군항공작전사령관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강선영 신임 육군항공작전사령관이 21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육군항공작전사령부 집무실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1 xanadu@yna.co.kr



육군 항공작전사령부(경기도 이천시) 창설 20년 만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사령관에 발탁된 강선영(53·여군 35기) 소장이 21일 취임했다.

지난 8일 장군 진급 인사에서는 여군 최초로 소장으로 진급하기도 했다.

강 사령관은 60항공단장과 11항공단장, 항공작전사령부 참모장에 이어 항공학교장을 역임한 육군 항공 분야 전문가다.

항공작전사령부는 육군 헬기 전력을 총괄하는 야전작전사령부다. 1999년 4월 20일 육군 항공 작전의 지휘통제 효율성을 강화하고자, 각 부대에 분산 편성됐던 항공대를 통합해 창설된 부대다.

세계 최강의 공격헬기로 꼽히는 아파치(AH-64E) 36대를 비롯해 코브라(AH-1S) 공격헬기와 500MD 등이 배치돼 있다.

강 사령관은 취임사에서 "항공작전사령부는 지상군의 승리를 보장하는 핵심전력"이라며 "육군 항공의 역할과 항공작전사령부의 임무에 부응하는 유능하고 헌신하며 전문성을 갖춘 항공부대 육성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동성과 화력, 속도, 작전반경 그리고 정밀성과 정찰능력을 가진 육군 항공 전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 과학기술의 결정체이자 미래 지상전의 승리를 결정짓는 최고의 무기체계"라며 "자긍심을 갖고 임무에 매진해 최강의 전투력을 보유한 최고의 항공작전사령부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 사령관과의 일문일답.

-- 여군 최초 소장 진급자인데 소감은.

▲ 1990년 임관할 때 임관 인원 35명 포함해서 여군장교가 간호 빼고 99명이었는데 지금은 1만명을 넘어섰다. 당시 부대에 가면 생활기반, 여건이 어려웠고 제도도 어려웠고 보직의 기회를 잘 주지 않았다. 그런데 자꾸 전환돼 항공작전사령관까지 하게 됐다. 훌륭한 여군 후배들이 많은데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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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례하는 서욱 육군참모총장과 강선영 항공작전사령관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1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육군항공작전사령부에서 열린 '제22ㆍ23대 항공작전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서욱 육군참모총장(오른쪽)과 신임 강선영 사령관이 경례를 하고 있다. 2019.11.21 xanadu@yna.co.kr



-- 여군에 대한 편견은 어땠는지.

▲ 처음에 조종사로 갔을 때 편견이 많았는데 상사보다 동료들 편견이 훨씬 많았다. '저 여군이 오면 근무 한번 내가 더 서야 하지 않을까, 어려운 것 더해야 하지 않을까, 쟤는 윗사람이 챙겨줘서 좋겠다' 등 그런 생각을 해서 동료들과 가까워지려고 상당히 노력했다. 훈련 나가서 차츰차츰 어려운 것을 같이하면서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다음부터 도와주려 하고 자기들 노하우를 전수해주려고 했다. 여군이다, 남군이다는 차이가 '차별'보다 '유별'로 느껴지도록 많이 개선했는데 많은 도움이 된 듯하다.

-- 여군장교 후배들에게 리더십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은.

▲ 리더는 솔선수범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왜냐면 훈련 나가도 대대장, 중대장, 단장들은 여건이 상시 좋다. 그런데 '저 사람도 똑같이 하는구나'고 느꼈을 때 부하들이 따라오는 것 같다. 지휘관이기 때문에 배려받지만 '배려는 더 많은 지휘 결심, 명확한 판단을 위해 주는 것이다. 저 사람들은 저런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한다. '나는 지휘관이야. 난 여군이니까 이런 대우 당연히 받아야 해' 하면 부하들이 절대 따라오지 않는다.

-- 지금까지 여군 최초 타이틀을 써왔는데 그에 대한 부담감은.

▲ 최초가 처음 문을 연다는 의미도 있지만, 처음이기에 경험을 전수해줄 수 있는 선배들이 없었다. 내가 최초로 이뤄놓은 것이 항상 여군이 할 수 있는 한계, 기준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내가 특전사에서 권총 사격왕을 했다. 그다음부터 여군은 사격 못 한다는 편견이 없어졌다. 특정한 어떤 것을 내가 못하면 '여군은 그걸 못해'라며 기회를 안 줬다. 내가 못하는 것이 나의 한계로 끝나는 게 아니라 후배 여군의 제한, 한계로 끝나지 않도록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 지금은 어떤 점 달라졌나.

▲ 상전벽해처럼 여군의 여건은 좋아졌다. 공공 부문이 일반사회보다 여권신장 많이 됐다. 대위 때 성적을 되게 좋게 받았지만, 남군들은 작전장교나 교육장교 주는데 나는 그 보직을 못 받았다. 운항장교 하면서 교육장교 역할 도우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여군 보직의 기회가 굉장히 많이 열렸다. 여군이든 남군이든 개별 능력에 맞게 보직과 기회를 많이 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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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례하는 강선영 신임 육군항공작전사령관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1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육군항공작전사령부에서 열린 '제22ㆍ23대 항공작전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신임 강선영 사령관이 경례를 하고 있다. 2019.11.21 xanadu@yna.co.kr



-- 사령관으로서 비전은.

▲ 훨씬 무거운 문제다. 육군 항공이 내년이 70주년이다. 헬기가 오래돼서 변환기 맞았다. UH-1H는 내년에 도태가 결정됐다. 수리온이라는 헬기도 개발돼 전력화 진행 중인데 모든 부대에 다 된 게 아니고 LAH 소형공격헬기는 개발 중이다. 과거에 전력화된 항공기는 노후화됐는데 노후항공기 일시 교체는 돈도 많이 들지만, 전투력이 갑자기 다운된다. 사용했던 헬기의 운영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신형항공기 전력화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노후화된 헬기를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2050년, 육군 항공 100주년이 되면서 미래 초일류 육군 항공 즉 수직이착륙기 또는 복합형기, 유인기·무인기가 복합되는 4차산업혁명의 초지능·초연결 무인화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비전을 잘 건설해나가야 할 것 같다.

-- 헬기와 결혼했다는 기사가 있던데.

▲ 내가 쓰지 않았는데 미혼이라 그런듯하다. 썩 좋은 표현은 아닌듯하다. UH-1H 헬기는 엔진이 하나라 엔진이 꺼졌을 때를 대비해 엔진을 반 정도 줄여서 비상절차를 하는데 굉장히 힘든 훈련이다. 그걸 하려고 풋샵하고 역기도 들었다. 최초 정조정사 자격증 딸 때 헬기 두드리며 '안전하게 타서 고맙다'고 헬기에 스킨십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 듯하다.

-- 향후 포부와 여군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은.

▲ 항공부대의 가장 중요한 것은 적과만 싸우는 게 아니다. 기상과 싸우고 장비와도 싸우므로 장비가 항상 안전해야 한다. 육군 항공은 평시 교육 훈련, 전시 즉각 출동태세를 갖춰야 하는데 항공안전을 무시할 수 없다. 항공작전사령부는 항공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인적 요소, 항공적 요소를 다 고려해서 편안히 관리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대가 남자들 위주였는데 여군이 들어와서 승수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에 그 역할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한다. 그들이 있어서 조직이 활기차다'는 평을 듣는 그런 여군이 돼 줬으면 좋겠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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