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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트럼프 “애플 中생산품 관세 면제…삼성 수준으로 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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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CEO 만나 검토 약속

무역협상 교착엔 中 책임론

경제치적 과시 美여론 ‘달래기’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0일(현지시간) 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왼쪽)과 함께 텍사스 오스틴의 애플 공장을 방문해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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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단계 무역협상 합의에도 정식 서명이 6주간 이뤄지지 않는데 대해 중국 책임론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애플에는 관세 면제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자국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텍사스 오스틴의 애플 생산설비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올해 안에 중국과 무역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지 묻자 “중국은 내가 원하는 합의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보자”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기술이전 강요 등 핵심 쟁점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관세를 철회하는 것은 좋은 합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은 애플이 새 사옥 건설을 시작하는 날이다. 애플은 2022년까지 10억 달러(약 1조1700억원)를 들여 27만9000㎡규모의 사옥을 지을 예정이다.

애플은 지난해 초 미국경제기여 프로그램을 통해 사옥 확장과 추가고용 계획 등을 내놨다. 특히 2023년까지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새 사옥 착공은 그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을 기쁘게 하기 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쿡 CEO에게 ‘균형잡힌 경쟁의 장’을 언급하며 대중국 관세 면제를 약속했다. 그는 “애플에게는 삼성전자라는 위대하지만 경쟁자인 기업이 있다”며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애플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동행한 트럼프 대통령의 딸이자 백악관 선임보좌관인 이방카 트럼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의 신형 맥프로 부품에 대해 대중국 관세를 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관세가 싫다면 미국에서 생산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에서 애플이 디자인했고, 미국에서 조립했다’(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the USA)는 문구가 적힌 부품을 들어 보이며 애플의 결정에 만족했음을 보여줬다.

동시에 탄핵에 쏠려 있는 미국인의 시선을 자신의 경제 치적으로 분산하는 효과도 거뒀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를 방문한 이날은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 주재 미국 대사의 탄핵 청문회 소식이 뉴스를 주도한 날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루이뷔통의 신규 공장 착공식에 참석하는 등 탄핵 정국에서 경제성과를 알리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보좌진은 2020년 재선에서 일자리 창출을 중요한 쟁점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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