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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스티븐 비건 "북한에서 협상해야 할 사람은 최선희"…협상 대표 격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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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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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이 부장관으로 인준받을 경우 비핵화 협상 북측 카운터파트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 실무협상을 이끌었던 자신이 승진해 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더라도 비핵화 협상을 계속 책임질 것임을 예고한 동시에 북·미가 ‘급’을 높여 비핵화 협상을 무게감 있게 진행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지명자는 자신의 승진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것이자 북한과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는 또한 북한에 있는 우리의 카운터파트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부장관 승진이 미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초점을 흐트러트리지 않을 것이며, 이번 인선은 오히려 북한에 대한 우선순위를 더 높여준다는 것이다.

비건 지명자는 이어 “북한에서 협상을 해야 할 사람은 외무성 제1부상”이라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최선희로 최 제1부상은 미국과의 협상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최 제1부상에 대해 “그는 그간 이 협상에 의미있는 방식으로 참가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부장관으로 승진하면 북·미가 협상에서 마주앉을 리더십의 수위를 높임으로써 싱가포르 북·미 공동선언의 비전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에 대해 좀 더 무게감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서 비건 지명자의 공식 카운터파트는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협상에서 양측 대표로 마주앉은 바 있다. 비건 지명자가 자신의 승진을 전제로 북측 카운터파트를 최 제1부상으로 격상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그간 진행된 실무협상에서 북측 대표에게 주어진 실질적 권한에 제약이 있어 협상 진전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양측 협상 대표의 급을 높임으로써 무게감 있는 협상을 진행하자는 제안인 것이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 제1부상은 현지 시간으로 20일 ‘미국 쪽에 전할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메시지는 없고 이제는 아마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탁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하는 게 제 생각”이라면서 “미국과 앞으로 협상하자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다 철회해야 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편 비건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관해 “한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 파트너 중 하나”라면서도 “누군가 무임승차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한국과 어려운(tough)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건 지명자는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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