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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류현진이 꺼낸 3~4년 계약 '신의 한수' 될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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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시장, 게릿·스티븐에 주목
7년 계약시 2억 달러 지불 예상
류현진, 기자회견서 3년 발언
추정 5700만 달러 가능성 열어
텍사스·미네소타 등 관심집중


파이낸셜뉴스

지난 14일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있는 류현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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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2)은 지난 14일 귀국했다. 인천공항서 가진 기자회견서 류현진은 "3-4년 계약이 적당할 것으로 본다"는 말을 툭 던졌다. 어, 저거 실수 아닌가.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은 장기일수록 좋다. 더 많은 돈을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수가 먼저 3-4년 얘기를 꺼냈다. 3-4년이라고 하면 듣는 쪽은 3년을 먼저 떠올린다. 3년, 류현진(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을? 구단들로 봐서는 구미가 확 당기는 제안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FA 시장서 모든 구단들의 관심은 게릿 콜(29· 20승 5패 2.50)이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18승 6패 3.32)에 쏠려 있었다.

그들을 붙잡으려면 대략 7년, 2억 달러(약 2380억 원)를 투자해야 한다. 사치세에 걸리면 추가 지불도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 3년 5700만 달러(팬그래프 닷컴 추정)에 A급 선발 투수를 데려올 수 있다? 구단에 따라 추가로 앤소니 랜든이나 조시 도날드슨 같은 올스타 타자를 영입할 여력이 생긴다.

LA 다저스는 그 동안 류현진에 대해 미지근한 태도를 취했다. 그런데 류현진의 인천 공항 발언 이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LA 스포츠 허브'는 20일(한국시간) "류현진은 다저스를 떠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그 반대다"고 보도했다. 즉 다저스에 남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LA 스포츠 허브'는 "다저스는 현재 사치세까지 1억 400만 달러 정도 여유가 있다. 코디 벨린저 등 기존 선수와의 계약이나 FA 타자 영입을 위해선 투수와의 대형 계약은 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또 "타 구단과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면 류현진 역시 굳이 정든 LA를 떠나려 하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편 '다저스 웨이'는 "많은 다저스 팬들이 게릿 콜이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의 계약을 희망하고 있지만 이들을 데려온다면 깜짝 놀랄 일이 될 것이다"라며 사실상 이들이 다저스의 관심권 밖으로 벗어나 있음을 암시했다. 그 대안은 류현진이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텍사스 레인저스, 미네소타 트윈스 등 뜻밖의 구단들 사이에도 류현진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텍사스 소식을 주로 전하는 '놀란 리틴'은 "레인저스의 레이더에 류현진이 걸려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보도했다.

'놀란 리틴'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텍사스와 류현진(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를 말하는 듯) 사이에 깊숙한 대화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기존의 마이크 마이너(14승 10패 3.59) 랜스 린(16승 11패 3.67)과 류현진이 2020시즌 삼각편대를 이룬다면 경쟁력 있는 선발 투수진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류현진의 거취와 관련돼 자주 언급된 구단은 샌디에이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 관련 매체들은 침묵했다. 하지만 인천 공항 발언 이후 '다저스 내이션'은 "지구 라이벌 팀으로 가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딴죽을 걸었다. 그만큼 기류가 변했다.

류현진의 인천 공항 발언이 스캇 보라스와 면담이후 나온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우연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결과적으로 이 발언은 '신의 한수'가 될 수도 있다. 콜이나 스트라스버그에 뒤져 있던 류현진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기 때문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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