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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강경파 경찰청장 '초강수'…200명 '폭동죄' 무더기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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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자 수 1천명 넘어 시위 사태 후 최대…'점심 시위'마저 강경 진압

이공대 내 100여 명만 남아…시위대 지지 시민, 곳곳 대중교통 방해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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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공대 시위 현장에서 결박당하는 시민
(홍콩 AP=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18일 홍콩이공대학에 진입, 한 시위자의 손을 결박하고 있다. ymarshal@yna.co.kr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시위대 '최후의 보루'인 이공대가 사실상 함락된 가운데 강경파인 신임 경찰 총수가 취임 후 첫 조치로서 200여 명을 폭동죄로 기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는 약화할 조짐을 보이는 시위대의 기세를 완전히 꺾으려는 조치로 보인다. 이틀 동안 무려 1천100여 명이 체포된 가운데 경찰은 도심 '점심 시위'마저 조기에 해산시키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공대 내에 100여 명만 남은 가운데 20일 오전 홍콩 곳곳에서는 이공대 내 시위대를 지지하는 '대중교통 방해 운동'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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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탕 홍콩 신임 경찰 총수(왼쪽)
로이터통신=연합뉴스



◇ 이틀간 1천100명 체포·200여명 폭동죄 기소…모두 사상 최대

지난 17일 밤부터 경찰이 이공대 내 시위대에 대해 전면 봉쇄와 진압 작전을 펼치자 18일 밤 몽콕, 야우마테이, 침사추이 등 이공대 인근에서는 이공내 내 시위자를 지지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피트 도로를 중심으로 벌어진 시위에서 이들은 최루탄, 고무탄 등을 쏘며 진압하는 경찰에 맞서 화염병, 돌 등을 던지며 강력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체포된 시위대는 213명에 달한다.

한 경찰 소식통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18일 밤 체포된 모든 시위대에 대해 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모두 폭동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적용하는 혐의는 불법 집회 참여, 공무 집행 방해,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폭동 혐의가 가장 엄한 처벌을 받는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는 전날 강경파인 크리스 탕이 경찰 총수인 경무처장으로 공식 취임한 후 나온 첫 조치로서 주목을 받는다.

탕 신임 처장은 지난 6월부터 시위 사태에 대응하는 '타이드 라이더' 작전을 이끌어 왔으며, 범죄 대응 등에 있어 '강철 주먹'과 같은 강경 대응을 고집하는 강경파 인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초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단일 시위에서 폭동 혐의가 가장 많이 적용된 것은 지난 9월 29일 도심 시위 때로, 당시 시위대 96명에게 폭동 혐의가 적용됐다.

이의 두 배가 넘는 200여 명의 시위대에게 폭동 혐의를 적용한 것은 말 그대로 '초강수'라고 할 수 있으며, 약화할 조짐을 보이는 홍콩 시위대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버리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8일부터 이공대 진압 작전을 현장에서 진두지휘한 크리스 탕 경무처장은 전날에도 이공대 밖에서 봉쇄 작전을 벌이는 경찰들을 찾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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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투항하는 홍콩이공대 시위대
(홍콩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이공대를 점거하고 있던 시위자들이 19일 경찰에 투항하기 위해 캠퍼스를 떠나고 있다. ymarshal@yna.co.kr



◇'폭동죄' 기소 눈덩이처럼 불어날 듯…'점심 시위'마저 강경 진압

폭동 혐의로 기소되는 시위대의 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밤까지 800여 명의 시위대가 이공대 밖으로 나와 경찰에 투항했는데, 경찰은 18세 미만 미성년자를 제외한 500여 명을 폭동 혐의로 체포했다. 이에 따라 이들도 폭동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18일과 전날 이공대와 그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의 수는 무려 1천100명에 달한다.

이 또한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최다 체포 기록이다. 지금껏 최고 기록은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 시위 때 체포된 269명이었다.

홍콩 경찰의 달라진 진압 기조는 전날 도심 시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에서는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 씨가 시위 현장에서 추락했다가 지난 8일 숨진 후 지난 11일부터 '런치 위드 유(함께 점심 먹어요) 시위'가 매일 벌어졌다.

이는 점심시간에 수백 명의 직장인이 센트럴 랜드마크빌딩 앞에 모여 구호 등을 외치며 평화 시위를 벌인 후 자진 해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금껏 점심 시위를 지켜보기만 하던 홍콩 경찰은 전날에는 점심 시위가 시작되자마자 병력을 투입해 이들의 해산에 나섰다.

현장 지휘관은 "당신의 유망한 장래를 잃고 싶지 않다면 불법 집회에 참여하지 말고 떠나라"고 경고했고, 시위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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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공대 캠퍼스에 등장한 'SOS'
(홍콩 EPA=연합뉴스) 홍콩이공대 캠퍼스 바닥에 19일 구조를 요청하는 SOS 표시가 만들어져 있다. ymarshal@yna.co.kr



◇이공대 내 100여 명만 남아…홍콩 곳곳 대중교통 방해 운동

이날 이공대에는 60명에서 100명 사이로 추정되는 시위대가 교내 체육관 등에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전날 밤에도 40여 명의 응급 구조요원이 마지막으로 떠나 이제 이공대 교내에는 부상자를 치료할 사람도 없는 상황이다.

시위대는 전날 이공대 건물 옆 육교에서 몸에 밧줄을 묶고 내려오거나, 하수도를 통해 캠퍼스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등 '필사의 탈출'을 감행했으나, 대부분 성공하지 못하고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이공대 캠퍼스 바닥에 흰색 페인트로 커다랗게 구조를 요청하는 'SOS' 표시를 만들어놓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홍콩 전역을 마비시키는 운동을 벌여달라고 소셜미디어에서 호소했고, 이에 이날 오전 홍콩 곳곳에서는 '여명(黎明·아침) 행동'으로 불리는 출근길 대중교통 방해 운동이 펼쳐졌다.

시위대는 지하철 차량과 승강장 사이에 다리를 걸치고 서서 차량 문이 닫히는 것을 방해하는 운동을 펼쳤고, 판링 지역에서는 철로 위 케이블에 자전거를 걸어놓은 식으로 열차 운행을 방해했다.

이에 동부 구간 노선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는 등 지하철 6개 노선의 운행이 차질을 빚었고, 틴수이와이, 위안랑 지하철역 등이 폐쇄됐다. 일부 지하철역에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지난 14일부터 시작해 19일까지 홍콩 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내려졌던 휴교령이 이날 해제된 가운데 고등학생 100여 명은 쿤통 지역에서 벽돌, 쓰레기통 등으로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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