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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근수 "`고등래퍼` 거품 빠지며 불안…`돈`으로 돈 벌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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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돈이 떨어지는 상상력으로 가득찬 이야기를 담은 `온 더 트리`로 `고등래퍼2`를 달궜던 래퍼 근수가 신곡 `돈`으로 돌아왔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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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근수(본명 김근수·19)는 지난해 방송된 Mnet ’고등래퍼2’ 출연 당시 나무에서 돈이 떨어지는 상상을 담은 곡 ’온 더 트리(On the Tree)’로 대중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새싹 래퍼다. 개성 강한 음악으로 세미 파이널까지 올라가며 주목받았으나 프로그램 종영 후 1년 여, 성장통을 제대로 겪었다는 그는 ’머니 스토리텔링’을 담은 신곡 ’돈’으로 돌아왔다.

"’고등래퍼2’ 이후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봤어요. ’고등래퍼2’ 전에는 학교에 다녔다면, 이후엔 곧바로 사회에 뛰어들었죠. 사회생활 경험을 통해 ’아 돈 버는 게 참 쉬운 게 아니구나’ 하는 걸 느꼈죠."

근수의 지난 1년은 다사다난했다. ’고등래퍼2’의 ’거품’이 빠지는 사이 감정의 소용돌이도 만만치 않았고, 소속사 없이 홀로 음악 하다 현 소속사를 만나 계약을 맺는 등 외부적인 변화도 상당했다.

"’고등래퍼2’ 끝나고 3개월 정도 정말 바쁘게 지냈어요. 돈도 조금은 벌었고, 저는 엄청 인기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알고보니 그건 그냥 거품이 차 있던 시기였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점점 느껴졌는데 그 시기가 끝나자마자 불안해졌죠. 그 불안 속에서도 ’나는 원래 이랬어’, ’실력을 점점 더 쌓아야겠다’ 생각하며 스스로 깨우쳐가긴 했지만, 그런 점들이 사실 힘들긴 했어요."

10대의 끝자락에서 만난 불안감은 20대가 되어서도 이어졌지만, 근수는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냈다. 그 ’극복’을 통해 한 단계 내면의 성숙을 이뤄낸 근수는, 올 초 발표한 EP 수록곡 ’원트(Want)’ 안에 그런 내면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적어내려갔다.

"딱 그 시점이었어요. 그 때가 가장 심했던 것 같아요. 거품이 다 빠진듯한? 그런 시점이었죠. 뭔가 오랫동안 노력해서 얻은 인기가 아니라, 갑자기 몇 개월 사이에 인기를 얻다 보니 인기라는 게 ’너무 쉬운 거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그게 전혀 아니더라고요. 그렇게 거품 빠진 걸 느끼고 나니까, 나 자신을 더 깨우치게 되더군요. 나는 더 노력해야 하는 사람이고, 내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땐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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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수는 `고등래퍼2` 이후 높아진 인기에 심취하기도 했지만 이내 거품임을 깨닫고 깊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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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의 시간 뒤 최근 발표한 신곡 ’돈’은 ’고등래퍼2’를 통해 선보였던 ’온 더 트리’의 연장선에 있는 곡으로 자신의 재능과 노력, 그리고 이로 얻은 성공을 담았다. 꿈을 위해 달리고 멋있게 사는 방식을 근수 특유의 밝고 위트 있는 노랫말로 표현했다. 긴 고민 끝에 내놓은 소재는 왜 또 돈이었을까.

"일단은, 저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웃음) 돈이라는 게 저의 고민이기도 하고, 제 이야기지만 많은 사람들이 저같은 고민을 많이 할 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을테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게 할 수 있는 곡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돈에 대한 남다른 갈망을 갖고 있지만, 정작 근수의 성장 환경이 경제적으로 크게 어려웠던 건 아니었다. "솔직히 경제적으로 크게 어렵진 않았어요. 그렇지만 제가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이유는, 부모님을 비롯해 내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어서죠. 또 돈을 많이 벌면 음악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작년에 소속사 없이 혼자 작업해서 더블 싱글과 EP를 냈는데, 음악을 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구나 하는 걸 많이 느꼈죠. 돈 걱정을 하기 싫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도 컸어요."

재력가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영 앤 리치’를 실현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가 연예인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 "다섯 살 때 1조라는 단어를 어디서 들었는데, 엄청 많은 숫자라는 걸 알고 그때부터 1조를 벌고 싶었다"고 너스레를 떤 근수는 "’고등래퍼’ 끝나고 자퇴한 후에 부모님의 보호가 아닌, 저 스스로 일어서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구체적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근수는 또 "음악을 시작하면서 잘 나가는 래퍼들이 돈도 많이 번다는 것을 알게 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래퍼의 그런 (수입적인) 면에 반한 건 아니다. 음악으로 자기 자신을 보여주는 게 멋있다고 생각하면서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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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도끼의 음악을 들으며 래퍼의 꿈을 키웠다는 근수는 "음악으로 돈 벌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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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음악을 시작하면서 많이 들었던 곡이 그레이와 도끼의 음악이었어요. 그들이 곡도 스스로 쓰고 작사도, 랩도 다 하는 게 멋있어 보였죠. 그 영향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됐어요. 다할 수 있다는 게, 자신을 표현한다는 게 너무 멋있어 보였거든요."

중3 때부터 마치 일기 쓰듯 본인의 감상을 써내려가며 ’습작’을 했다는 근수는 ’고등래퍼2’ 출연을 계기로 래퍼의 길에 대한 확신을 더 확고하게 갖게 됐다. "’고등래퍼2’ 끝내고 처음으로 공연 무대에 선 적이 있어요. 카메라도 겨우 극복했는데 몇천 명 앞에 나서야 하니 엄청 긴장했죠. 무대에 올라 ’온 더 트리’를 들려드렸는데, 그 곡을 다 따라해주시는 거예요.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아 이건 해야겠다’ 생각했죠."

’고등래퍼’ 당시 ’바보가 아니라 천재’, ’훅 장인’ 등의 칭찬을 받았던 근수. 그는 "천재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긴 한데, 사실 곡을 한 10개 만들어서 1개 건지는 거라, 내가 선보이는 곡들은 노력이 많이 들어간 결과물"이라고 겸손해했다. ’훅 장인’이라는 평에 대해서는 "목표를 이룬 느낌"이라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고등래퍼2’를 발판 삼아 이제 비로소 대중음악 씬에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디딘 근수. 지난 2년의 시간에 대해서는 "나는 항상 발전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그는 "나는 거의 매일 곡을 쓰는데, 그 과정에서 실력이 늘어가고 있다는 걸 스스로 느끼곤 한다.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실력이 당연히 늘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돈’을 통해 돈이 많이 생기면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 묻자 근수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가족, 지인들에게 돈을 쓰며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고 솔직한 답변을 이어갔다.

"언젠가 돈을 많이 벌면 건물도 사고 싶어요. 음악 하면서 돈을 벌기 힘들다는 걸 제가 직접 느꼈기 때문에, 건물을 사게 되면 작업실을 많이 만들어 많은 이들이 돈 걱정 없이 음악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10년쯤 뒤엔 근수의 나무에 돈이 열려있지 않을까’ 묻자 그는 "최고의 아티스트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하며 큰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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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수는 "즐겁고 재미있게 해야 좋은 음악이 나온다"는 신념과 함께 "항상 행복하게 음악 할 것"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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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표는 80살이 되어도 사람들이 저를 찾는, 그런 음악인이 되는 거예요. 그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도 늘 열심히 할 거고, 그러기 위해서 10년 뒤 쯤에는 이미 최고의 아티스트가 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지닌 근수였지만, 음악에 대한 신념 또한 같았다. "저는 음악을 즐겁고 재미있게 하면 그만큼 좋은 음악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도 즐겁게 음악 하고 있지만, 이전 곡보다 더 좋은 곡을 만들고싶다는 생각보다는, 재미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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