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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울타리만 친다고 돼지열병 막나”…파주 민통선 주민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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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주민과 엽사들이 야생 멧돼지의 신속한 퇴치를 위해서는 총기 포획이 재개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방지를 위해서는 포획틀 대신 경기도 내 다른 지역과 동시에 파주 민통선 지역 총기 포획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주 민통선 주민과 엽사들은 19일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경기도 내에서 포획된 1501마리의 야생 멧돼지 가운데 85.3%인 1280마리가 총기로 포획된 점만 봐도 총기 포획의 효율성을 알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

파주 민통선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17일 밤과 새벽까지 이틀간 엽사와 군인·공무원이 포획팀을 이뤄 야생 멧돼지 23마리를 사살한 게 총기 포획의 전부다. 당시 참가한 한 엽사는 “야생 멧돼지의 10분의 1도 못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야생 멧돼지 총기 포획은 한 달이 넘도록 금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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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에 설치된 울타리(전기목책기). 방역 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양성반응이 나온 야생 멧돼지 폐사체 발견 지점 주변에 최근 설치한 것이다. [사진 조봉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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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민통선 제외한 지역서 22일까지 총기 포획



경기도는 ASF 매개체로 꼽히는 야생 멧돼지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22일까지 예정으로 18일부터 도 전역에서 야생 멧돼지 일제포획을 실시 중이다. 800마리 포획이 목표다. 포획단 615명, 사체처리반 375명, 예찰 및 사후처리반 538명 등 1520명, 111개 팀이 투입된다.

도는 이번 일제포획 기간에 완충지역(포천·양주·동두천), 발생지역(김포·파주·연천), 민통선 이북지역(연천), 경계지역(가평·남양주·의정부), 그 외 지역(수원 등 21개 시·군) 등 관리지역별 특성에 따라 포획단을 운영한다. 멧돼지 사체와 사후 처리가 적정하게 이뤄지는지도 점검한다.

이에 대해 이용찬(60) 야생생물보호관리협회 파주지회장은 “파주 민통선 지역에는 현재 야생 멧돼지가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야생 멧돼지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짝짓기철인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집중적인 총기 포획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야생 멧돼지가 짝짓기를 위해 이리저리 몰려다니다 보면 멧돼지 간에 ASF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볼 때 지금이 총기 포획의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당초 파주시 민통선 지역에서도 이번에 총기 포획을 할 예정이었지만 환경부에서 공문을 보내 파주 민통선 지역 총기 포획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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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해마루촌 주택 앞에 나타난 야생 멧돼지. [사진 김용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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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측은 “파주 민통선 지역에는 ASF 양성반응을 보인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장소 주변에 1차(반경 1㎞), 2차(반경 5㎞) 울타리 설치가 완료된 만큼 총기 포획 대신 멧돼지를 2중 울타리 내에 가둬 자연 도태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경기도에 밝혔다. 환경부는 이런 상황에서 총기 포획팀이 민통선 내에서 활동할 경우 오히려 ASF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울타리로 야생 멧돼지 완전히 가두는 데는 무리”



하지만 민통선 주민과 엽사들은 다른 입장이다. 이들은 “민통선 내의 ASF 양성반응을 보인 야생 멧돼지가 발견된 장소 주변에 설치된 1, 2차 울타리에서는 빈틈이 발견되는 데다 허술하게 설치된 곳도 있어 야생 멧돼지를 완전히 가두는 데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또 “게다가 울타리 바깥쪽 민통선 내 야생 멧돼지들이 임진강을 통해 민통선 바깥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통선 마을인 파주시 해마루촌 농촌체험마을 추진위원장 조봉연(63)씨는 “그동안 민통선 내에 넘쳐나던 야생 멧돼지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속출해 왔고, 잇단 멧돼지 출몰로 외출도 조심스러웠던 민통선 주민들을 위해서도 파주 민통선 멧돼지 총기 포획은 시급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2일부터 중단되고 있는 파주 민통선 관광이 조속히 재개되기 위해서도 야생 멧돼지의 조기 퇴치가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ASF 발생 사실을 보고했다. 유력한 감염 매개체로는 야생 멧돼지가 꼽혔다. 이때부터 북한 야생 멧돼지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파주 민통선 주민들과 엽사들은 민통선 야생 멧돼지에 대한 총기 포획을 촉구했다. 하지만 관계 당국은 민통선 항공 방제와 방역만 했을 뿐 총기 포획은 머뭇거리다 지난달에야 이틀간 실시한 게 전부다.

파주 민통선 지역에선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6일까지 장단면, 군내면, 진동면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야생 멧돼지 6마리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파주에서는 앞서 지난 9월 17일 연다산동에서 국내 처음 ASF가 발병한 뒤 지난달 3일 문산읍까지 5곳의 양돈농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4일 ASF 차단 방역을 위해 파주지역 111개 농가의 돼지 11만538마리를 전량 수매하거나 살처분 처리해 없애는 특단의 조치를 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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